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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터밀레]특별조 조장 알터
게시물ID : mabinogi_1338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스크랩입니다
추천 : 10
조회수 : 90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10/22 02: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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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알터예요?!"

 

아벨린은 소리치듯 물었다. 톨비쉬는 곤란한 기색이 역력했고, 피네는 한숨을 들이켜고 조심스레 손을 모아쥐었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아벨린은 푹 수그렸던 고개를 들고 미간을 잔뜩 찡그린채 톨비쉬를 쳐다봤다. 그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알고있지 않나. 지금 상황에선 알터가 적임자일세."
"아르후안은 정식으로 새 조원을 영입하지도 못했어요. 알터와 저뿐이라고요. 게다가 알터도 아직 미숙한데 조장을 맡는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예요!"
"어디까지나 임시로 만들어지는 특별조의 조장이네, 아벨린. 그렇다고 자네를 보낼 수는 없어."
"...제가 갈 수는 없죠. 알고 있어요, 그런 건!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지금 가장 위험한 장소를 밀레시안 님과 미숙한 기사 둘에게만 맡겨도 되냐는 거예요."
"아벨린."

 

톨비쉬는 차분하게 아벨린의 이름을 불렀다. 날카롭게 고개를 들었던 아벨린은 자신을 부른 톨비쉬의 진지한 눈빛에 달싹이려던 입술을 다물었다. 톨비쉬는 속으로 한숨을 삼키고 말을 이었다.

 

"아직 알터를 못미더워 하는 것도 알고, 그게 그를 아끼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고 있네. 하지만 그는 수많은 견습기사들을 제치고 한 명의 기사로서 인정받은 사람이란 걸 다시금 기억해줬으면 좋겠군."
"그것과는 다른 얘기예요. 조장급 기사들도 사도에 고전하는데 선지자들이 아발론 게이트를 노린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보낼 순 없다구요."
"그렇다고 우리 조장들이 갈 수는 없지 않은가."
"알터가 갈 이유는 더더욱 없다고 보는데요."

 

고집스럽게 다문 입매에 톨비쉬는 가슴을 치고 싶은 것을 꾹 참았다.

 

"자네가 알반에서 신성력을 감지하는데 가장 뛰어나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야. 그렇기에 그런 자네의 밑에 있는 알터가 아발론 게이트에 있어주는 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고."
"그렇지-"
"지나친 겸손은 넣어두고 인정할 건 인정하는 게 좋아. 그리고 현재로서는 아발론 게이트가 가장 안전한 장소야. 선지자들은 아발론 게이트를 목적으로 할 뿐, 아직까지는 그 안에 들어갈 수 없으니까. 앞으로도 계속해서 교전이 벌어진다면 그들을 좇는 결사단과 함께 하는 편이 더 위험할걸세."
"......"
"동의하나, 아벨린 양?"
"......하아... 제가 반대하는 게 무슨 소용인지 모르겠네요."


아벨린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얼굴을 감쌌다. 그녀와 톨비쉬의 대립을 조마조마하게 지켜보고 있던 피네는 긴장에 치켜올라갔던 어깨에 힘을 빼고 아벨린의 등에 조심스레 손을 올렸다. 톨비쉬는 서로를 도닥거리는 두 여자를 보고는 애써 짓던 난감한 표정을 무너뜨렸다. 그리고 아직 밀레시안에 대한 의심도, 알터의 배신 혐의도 완전히 벗겨지지 않았으며, 벨테인 특별조 조장직은 알터가 밀레시안을 감시함으로써 그의 결백을 증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임을 얘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내심 안도했다.

 

 

 

-


 

 

알터는 꼭 잡은 손을 만지작거리며 푸른 눈을 반짝였다. 마치 별이 담긴듯 빛나는 눈망울에 밀레시안은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뭐가 그렇게 좋은데, 알터."

"헤헤."

 

민망함과 간지러움을 못 참고 퉁명스레 던진 말에 알터는 그저 볼을 붉히고 배시시 웃었다.

아발론 게이트에서 교전 이후, 초대 기사단장의 목걸이의 기억을 따라 계시의 증표를 좇던 중 알반 기사단 상부로부터 갑작스레 날아온 지령은 '최근 이교도와 관련해 중대한 문제가 발생한 동시에 에린의 위협도 늘어만 가고 있다. 일련의 상황에 대응할 기사단원의 수가 너무 적으니 벨테인의 견습기사를 바로 실전에 투입해 인력난을 해결하겠다. 전투조의 정식기사가 조장을 맡아 밀레시안과 함께 견습기사를 이끌어달라'는 내용이었다. 지령을 읽은 조장들은 모두 당황스러움과 난색을 표했고, 얼마간의 회의 끝에 밀레시안을 견습기사 삼아 알터가 특별조의 조장을 맡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렇지만 아벨린 님이 허락해주실 줄은 몰랐거든요. 임시직이긴 하지만 다른 조의 조장이라니... 흔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도."

 

밀레시안은 알터와 자신이 추천장과 여신의 날개를 가지고 임시 캠프를 떠날 때까지 험악하게 인상을 쓰고 있던 아벨린을 떠올리며, 그런 그녀에게 시종 싱글벙글 기분 좋은 티를 내며 거짓으로라도 가고 싶지 않다, 죄송하다는 말 한 마디를 않았던 알터도 흔치 않은 유형의 인간이라고 생각했다.

 

"저를 꽉 잡으셔야 해요, 밀레시안 님. 신성력으로 함께 아발론 게이트에 이동하는 건 많이 집중해야 하거든요. 아, 물론 직접 찾아가는 건 더 힘들지만요."

"음."

"제가 견습기사들을 맡게 되다니... 믿기지가 않아요. 아, 그것도 감히 밀레시안 님을!"


알터는 상기된 얼굴로 재잘거렸다. 최연소 기사라는 그에게 견습기사 시절은 먼 기억이 아니겠지. 뭔가를 떠올리는 듯 멍해졌던 알터는 천천히 눈을 꿈뻑거리다가 생긋 웃으며 여신의 날개를 공중에 띄웠다.

 

"하지만 밀레시안 님과 함께 하면 틀림없이 멋진 기억을 남길 수 있겠죠. 저, 노력할게요."

 

공중에 띄운 여신의 날개를 바라보는 알터의 눈은 이제 한치의 흔들림도 없었지만, 손바닥에 깊숙히 박히는 손톱과 배어나오는 땀은 그가 긴장하고 있음을 여지없이 전했다. 밀레시안은 어떤 말을 해줄까, 잠시 고민하다가 여신의 날개에서 뿜어져 나오는 거센 바람과 신성력에 알터의 손을 힘껏 잡는 것으로 그와 같은 마음임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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