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들로 집안을 가득 채우고 내 강아지만 보면서 살고 싶다 외출은 산책만으로도 충분하고 혼밥 외식을 자유롭게 하고 싶다 가끔 답답하면 훌쩍 떠나서 낯선 동네에 거기 사람처럼 있다가 오고 싶다 누구 만나러 가느라 옷을 고르거나 화장하지 않고 맨얼굴도 태연하고 싶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미묘한 불쾌감이나 울적함을 곱씹거나 들떠서 무슨 실수라도 안했는지 곱씹고 싶지 않다 혹시 저 사람이 날 좋아할까 나 저사람을 좋아하나 불안하게 설레고 싶지 않다 슬픔이나 기쁨에 휘둘려 나를 잊거나 웃거나 울거나 소리치고 싶지 않다 고독을 달갑게 그렇게 진정 혼자가 되고 싶다 그러나 나는 군중 속에 혼자인 내가 부끄럽다 짧디짧은 친구 목록을 하릴없이 들여다보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꿈같은 연애담에 눈물 짓고 거울 앞에서 봐줄데도 없는 내 얼굴을 보고 또 본다 난 진정 혼자가 되고 싶은데 막연한 바램이 화창한 날씨에 봄비오는 밤에 바람부는 거리에 술렁대곤 하는 마음이 날 혼자 놔두질 않는다 고독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어서 고독하고 싶다 혼자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