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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대학교 과제.
게시물ID : humordata_13390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별의목소리
추천 : 3
조회수 : 82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03/17 00:43:22

창의적글쓰기

-나를 표현하는 글쓰기


 제목 : 동거인

 

현관문을 닫으며 집에 들어왔다.

어항의 공기펌프가 요란스레 울려대는 거실에 들어서기 전, 집안 어디서라도 들을 수 있도록 소리쳤다.

“거기 있는 거 다 알고 있으니까 어서 나와!”

반응은 없었다. 집안의 공기는 일절의 대류조차 없이 완전 정지해 있었다. 마치 지금까지 아무도 없었다는 듯이.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다시 한 번 기세 좋게 소리쳤지만 금붕어를 제외한 어떤 움직임도 느껴지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신발을 벗고 거실로 들어와 리모컨을 집었다. TV를 틀자 아침에 보단 다큐멘터리 채널이 나왔다.

난 코웃음 쳤다.

“겨우 이걸로 날 속일 성 싶으냐!”

이전채널 버튼을 누르자 바로 아래채널로 바뀌었다. 사실 이전 채널이 뭐였는지 기억나진 않는다. 알게 뭐냐? 하지만 이 이야기를 듣고 있을 누군가에게 들리도록 허세를 피웠다.

“철저하군! 하지만 이건 어떨까!”

얼굴을 바닥에 바싹 붙여 살포시 쌓여 잇는 먼지를 관찰했다. 하지만 어떤 발자국의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탁, 탁’

갑작스레 베란다에서 들려온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옆집에서 물을 틀었는지 수압변화에 의해 베란다의 호스가 뱀처럼 꿈틀대며 벽을 치고 있었다. 저건 아니다. 그자는 좀 더 치밀하다.

‘우리 집에 누군가가 숨어 살고 있다.’

그 자의 존재를 눈치 채기 시작한건 초등학교6학년 때 부터였다.

그 당시에 나는 베란다에서 햄스터를 키우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우리에서 4마리의 새끼 햄스터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며칠 동안 온 집안을 뒤져서 부엌과 침대 밑, 쇼파 뒤쪽에서 각자 한 마리씩 총 3마리의 새끼햄스터를 찾아내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마지막 한 마리의 행방이 묘연했고 왠지 모를 찜찜함에 나는 며칠이고 잠을 설쳤다.

5일째 되던 날, 다행히도 나는 햄스터를 찾게 되었지만 오히려 그 발견 덕분에 더욱 심한 찜찜함을 맛보게 되었다.

마지막 햄스터를 찾은 장소는 뜻밖에도 화장실 천장이었다.

통로도 없는 그 높은 곳을? 새끼햄스터 혼자서? 어떻게?

한참의 의문 끝에 나는 정답을 찾아내었다.

‘우리 집에는 또 다른 누군가가 살고 있는 것이다.’

집안에 숨어 있는 그자의 존재를 깨달은 날부터 나는 그자 존재를 증명할 만한 증거물을 찾기 시작했다.

손잡이가 탄성에 의해 자연스럽게 돌아올 자리에서 약간 더 돌려놓는다거나. 바닥의 먼지로부터 발자국을 찾거나, 또 TV 조작의 흔적을 찾았다.

그러자 그 자는 나를 도발하기 시작했다. 모든 가족이 집에 있는 한밤중, 대담하게도 싱크대에 쌓여있는 그릇을 교묘히 무너뜨리며 큰 소음을 내거나, 갑자기 TV를 킨다거나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괘씸하다. 햄스터를 천장에 숨기는 것으로 모자라 나를 기만하고 있었다. 찾을 테면 찾아봐라. 그자가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이것은 승부다.

난 그렇게 생각했다. 계속되는 그자의 도발과 추적. 한편의 추적드라마를 보는듯한 스릴감마저 느껴졌다. 한집에 살며 철저하게 자신의 존재를 숨기는 그자에게 약간의 경외심마저 느껴졌다. 또 어떨 때는 너무 조용해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닐까 생각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지지 않는다.

8년간의 지겨운 추격전 끝에 나는 약간이나마 그자에 대한 상세 서를 알게 수 있었다. 나는 그자에 관한 정보를 당당히 써내러 갔다.

 

첫 번째. 매우 도발적인 성격이다.

두 번째. 공중부양을 활용해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세 번째. TV는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다.(TV채널이 옮겨진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지금도 어디선가 나를 바라보고 있을 그 자를 상상해보았다. 조금씩 좁혀지는 거리에 초조해할 그 자의 표정을 상상하니 가슴 깊은 곳에서 희열이 느껴졌다.

나는 오늘도 이자에게 압박을 주기위해 오늘도 집에 들어와 가장먼저 소리친다.


“거기 있는거 다 알고 있다! 어서 나와!”

 

 




수업시간에 조원들이 하나씩 써와서 돌려보기로 했는데


너무 솔직하게 쓴거같아서 걱정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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