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눈팅만 즐기고 게시판 글 올리는 수고로움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1인임. 허나 때가 때인 만큼 선거기류에 편승하여 고향 부모님께 전화드린 후 잠시 든 생각을 올려보겠습니다. 분석은 아니고 걍 잠시 스쳐간 생각이니 크게 염두에 두실 필요없습니다.
경상도는 아니지만 보수층 콘크리트가 대단히 많은 동네를 고향으로 두고 있습니다. 고향 가서 정치얘기하면 급 피곤해져서 입 닫고 삽니다. 분위기 험해지는거 보입니다. 제 기억으로 소위 야당 분들 당선 된 거 기억 없습니다.
아버지는 해병대 전우회 활동을 왕성하게 하시며 국가(실제는 보수여당만)에 충성심이 대단히 강하셔서 정치얘기는 안꺼내는 게 속 편함. 콘크리트 속에 있는 철근이심. 평소 선거 때 이쪽으로 표 좀 돌려볼까 전화드리면 "그건 내 알아서 할 일이고... " 하시면서 말돌리십니다.
이번에는 가정의 달도 다가오고 해서 겸사겸사 안부 전화 중에 "투표하셔야죠?"라고 툭 던졌더니, " 투표? 안 할라하느데.." 이러시네요. 왜 그러시냐 여쭈니 " 이번엔 영 재미도 없고 관심도 없다" 하시길래 "그럼 제 맘 아시죠? 손주를 위해서라도 이번엔 1번 좀 찍어 주시면 안될까요? "라고 말씀드렸더니 대뜸 " 허허 투표 안할라했는데, 알았다 어짜피 될 사람이니 알았다 해주마" 이러시네요!!
이번엔 어머니께 전화 드렸더니 "투표 안할라 하는데..." 똑같이 이러시네요. 참고로 부모님 두 분은 따로 사십니다. 투표 성향이야 친구 분들 따라 뻔하시고. 이번에도 1번 부탁드렸더니,고분고분 알았다 하시고 통화를 마쳤습니다.
통화가 끝난 후 얼핏 든 생각엔 보수층 분들 중에 특히 연세 드신분들은 사표 심리가 강하신 듯 합니다. 당신들이 찍은 표로 당선인이 나오는 것으로 자부심을 크게 느끼시는 듯, 그래서 박빙일 땐 열일 제쳐 두고 적극적으로 투표하러 가시는 듯 해요. 그러나 이번엔 어짜피 자신들이 지지하는 분이 될 가망도 없어서 표 던져봐야 의미 없음을 느끼고 계시는 듯 합니다. 하여 오랫만에 아들래미랑 다툴 필요도 없고 못 이기는 척 소원도 한번 들어주시고 사표도 아닐 것 같은 그런 느낌???
적극투표층 지지율 보면 문재인 53% 안철수 23.3% 요렇게 뜨는게, 문재인 측은 압도적인 표차이를 만들겠다는 바람이 불어서 투표율이 높아지는 것 같고, 보수 측은 투표 포기층이 형성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다구요......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