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가운데 삼성·현대차·에스케이(SK)·엘지(LG) 등 상위 4대 그룹으로의 경제력 집중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하지만 4대 그룹 중에서도 2016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함께 늘어난 곳은 엘지뿐이고, 현대차와 에스케이는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줄어 상위 재벌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자산 총액 10조원 이상인 31개 그룹을 ‘상호출자 및 채무보증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하고, 이들 그룹의 재무 현황과 경영 성과를 공개했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지난해 9월부터 자산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높인 바 있다.
30대 그룹을 상위 그룹(1~4위)과 중위 그룹(5~10위), 하위 그룹(11~30위)으로 나누어 재무 현황과 경영 성과를 비교한 결과, 상위 그룹과 중·하위 그룹간 격차가 심해졌다. 전체 자산 총액은 2012년 말 715조8천억원에서 2016년 말 864조8천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상위 그룹의 자산 비중은 2012년 말 50.8%에서 2016년 말 52.7%로 높아졌다.
30대 그룹 매출액은 2012년 685조5천억원에서 2016년 625조1천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 4대 그룹의 매출액 감소율은 -8.8%로 중위 그룹의 -15.7%, 하위 그룹의 -23.3%에 비해 낮았다. 이에 따라 4대 그룹 매출액 비중은 2012년 53.2%에서 2016년 56.2%로 더 높아졌다.
당기순이익은 2012년 45조7천억원에서 2014년 36조4천억원으로 3년간 줄다가, 이후 증가세로 돌아서 2016년에는 48조4천억원까지 회복됐다. 하지만 상위 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015년에 비해 줄었다. 4대 그룹의 당기순이익 비중 역시 2012년 79.9%에서 2016년 72.7%로 낮아졌다. 그러나 4대 그룹의 당기순이익 비중은 2014년 107.1%, 2015년 94.8%로 높았기 때문에 2016년의 실적만 보고 4대 그룹으로의 당기순이익 쏠림 현상이 개선됐다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일러 보인다. 부채비율은 2012년 말 88.5%에서 지난해 말 73.9%로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상위 그룹은 지난해 56.5%로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공정위는 “전체적으로 30대 그룹 안에서도 상위 그룹과 중하위 그룹 간 격차가 확대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