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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예비 매형에게..
게시물ID : gomin_13400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mZqZ
추천 : 17
조회수 : 651회
댓글수 : 88개
등록시간 : 2015/02/02 00:29:24

누나가 성격이 털털해서 좋다구요?
그말에 대꾸할 수 없었어요. 그저 술 한잔 들이킬뿐.. 

매형은 속고있어요
털털한거 아니에요 더러운거에요. 좋아할 수 있는 성격 아니에요. 

매형 온다고 어제 그제 이틀간 누나 방 청소했어요
침대 매트리스 들어 올렸는데 기절할 뻔 했어요.

밑에서 먼지랑 머리카락 뭉친것이 꼭 뱀처럼 늘어저있었거든요
말라 비틀어진 귤껍질이랑 사과였는지 배였는지 추정불가능한  과일 화석? 자국도 있었어요
딱딱하게 굳어버려 바스러질거 같은 스타킹이랑 부패한 컵라면에 이어폰 장갑 모자...

비닐장갑 꼈는데도 차마 만질 자신이 없었어요. 나무젓가락으로 집었어요
지도 양심은 있는지 보고 웃더라구요 

이게 전부일거 같죠?

우리 누나 술 좀 먹으면 화장실에 토해요, 그리고 그 토한 변기 앞 러그 위에서 웅크리고 자요. 러그가 불쌍해요.
한 일주일 전에도 러그 위에서 잤어요. 그 정신에 추운건 알아서 수건 덮고 자요. 옮겨도 다시 화장실로 가요
차마 방에 토하기는 싫은가봐요. 솔직히 화장실이 누나 방보다 깨끗할거 같은데..

늦게 일어난 날은 얼굴만 대충 씻고, 화장하고 페브리즈로 샤워해요.  

가끔 엄마가 반찬 싸들고 올라오시는 날에는 방문 잠궈놔요.
한번 열어놓고 갔다가 일주일간 잔소리 들었거든요. 이제는 꼭꼭 잠궈요.

그런데 알고보면 막 진짜 그렇게 더러운것 만도 아니에요 위생개념이란게 조금은 있어요

누나 운동화 더러워지면 겉에만 솔로 문질러서 닦고 페브리즈 뿌리고 베란다에 말려요 진심 토할거 같아요.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일광건조 어쩌고 저쩌고 궁시렁대는데 운동화로 뒷통수를 빡 소리나게 후리고 싶어요

식탁 옆에 있던거 쓰레기통 그거 원래 쓰레기통 아니에요. 누나 빨래 보관함이에요. 
원래 두개인데 하나는 제방에 숨겨뒀어요. 퇴근하면 거기다 빨래 집어 넣어요.
그 큰 휴지통 2개가 차면 세탁기 돌려요.  겨울에는 좀 덜한데 날 풀리면 냄세 올라와요.  
가끔은 사람같기도 해요. 진짜 더럽게 더러워요. 어쨋든 위생 및 세탁 개념이 아예 없는건 아니에요. 

안그럴거 같죠?
매형 만나러 갈 때 누나 한시간 씻고 한시간 화장해요, 적어도 밖에서는 사람같이 보일꺼에요.


진짜 누나집에 얹혀사는 처지만 아니었어도 다 말했을 꺼에요.
그거 알아요? 누나가 주둥아리 놀리면 쫓아낸다고 협박했어요. 무서워서 차마 말 못했어요. 이 겨울에 어딜가겠어요.

미안해요. 매형
책상에 용돈 올려두신거, 그거 보는데 진짜 가슴 울컥했어요 .
매형은 진짜 착하고 좋은 사람같던데 전생에 도대체 어떤 나라를 얼마나 팔아드셨길래, 우리 누나같은 사람이랑 엮였을까요. 

ps 매형.. 매형 가자마자 누나 츄리닝 갈아입고 배 긁으면서 남은 맥주 퍼마시고 쇼파에서 잤어요. 깨끗한 방이 어색한가봐요. 
 진짜.. 사진 찍어서 매형한테 보내주고 싶어요.

후..뭔가 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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