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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의 광폭화: 누굴 위하여 돌을 던지나?
게시물ID : sisa_9159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다중우주
추천 : 6
조회수 : 45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7/05/01 23:27:39
 
1. 열 살이 채 되지 않았던 시절.. 티비에서 봤던 87년도 김대중 후보(당시에는 몰랐지만)에 대한 최초 기억
 
 
마스크를 쓰고 연단을 향해 돌을 던져대는 젊은 청년들
 
투명하고 얇은 플라스틱 판 몇 장으로 김대중 후보를 가리는데 급급한 사람들
 
플라스틱 판이 깨져버리면 저 사람은 이대로 죽겠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던 상황에서 들리던 목소리
 
 
'여러분 누굴 위해서 이러시는 겁니까. 여러분'
 
 
그걸 보면서 들었던 생각
 
하나 '왜 저 사람은 도망가지 않을까?' 
 
둘 '저 사람은 무슨 잘못을 했을까?'
 
셋 '그런데 왜 저 목소리는 공포나 분노가 아니라 슬프게 들릴까?'
 
 
 
2. 2030 젊은이들의 분노와 냉소의 목소리가 가득하다. 3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요즘.. 나는 87년의 기시감을 느낀다
 
 
여전히 젊은이들은 분노해 있고
 
만일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말이 맞다면..
 
저 댓글들은 빗발치는 돌팔매와 다름 없겠지
 
 
왜 젊은이들이 화를 내고 있을까?
 
어렸던 나는 몰랐지만 지금의 나는 얼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그들은 분노할 만한 시대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이 시대와 사회가 젊은이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실로 가혹하다.
 
그저 평범한 직장과 가정을 가지고 싶을 뿐인데.. 그렇다고 합당한 노력을 안하겠다는 것도 아닌데.. 
 
평범하고 소소한 삶은 흑백사진처럼 어둡고 멀기만 하다
 
 
그렇기에 그들의 분노는 정당하다.
 
분노를 표현하고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것 또한 동의한다
 
 
 
3. 하지만 그걸 지켜보는 내가 개운치 않은 이유
 
 
그 맹렬한 분노와 돌팔매가 향하는 곳은 과연 정당한가?
 
그 모든 분노와 냉소를 오롯이 문재인에게 쏟아내는 것이 합당한가?
 
문재인의 여성정책이 없었던 몇 달 전의 시절은 과연 지금보다 얼마나 더 살만했었나?
 
 
어쩌면 이 시대가 젊은이들에게 가혹한 대가를 요구했던 것처럼..
 
젊은이들도 문재인에게 과한 책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성소수자들의 분노가 정당하지만 문재인의 멱살을 잡는다고 될 일이 아닌 것처럼
 
만일 아무도 관심 갖지 않고 받아 주지 않았던 분노가 그저 터져나오고 있는 것일 뿐이라면
 
조금 더 가다듬고 정중한 목소리로 원하는 바를 요구해보는 것은 어떨까
 
 
정치인을 선택할 때 기성복을 고르듯 하라는 유시민의 말처럼 정치인은 태생적으로 완벽할 수 없다
 
수 없이 많은 별이 있지만 밤하늘이 어두운 이유는 멀리 있는 별의 빛이 아직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젊은이들의 목소리는 외면되고 있는게 아니라 아직 충분히 닿지 않았을 뿐일 지도 모른다
 
 
평생을 사회적 약자를 위해 그리고 지역감정이란 편견과 싸워왔던 사람 아니었나
 
 
정치인 문재인을 포함해서 그 어떤 정치인도 믿지 않는다
 
다만 문재인이 살아오면서 어떤 선택을 해왔는지를 알 뿐이다
 
 
나는 젊은이들의 분노를 안다
 
그리고 나는 젊은이들의 돌팔매에 맞서서 돌을 던지는 대신 문재인의 얇고 투명한 플라스틱 판이 되어줄 작정이다
 
 
 
추신
 
나도 젊은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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