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는 1956년, 1960년 두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55년간 우승이 없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두 가지 이유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단 그 중 하나는 당시 지급되었던 '납메달' 때문이 아닌가 생각을 해봅니다.
납메달이란? 1956년 우리나라가 아시안컵 우승을 하고 대한체육회에서 금메달을 줬는데
그게 사실 금이 아니라 납이었답니다.
기사, 찾아왔습니다.
"저주에 걸린 거지."
아차산 배수지 체육공원 풋살구장에서 박경화(72) 전 여자대표팀 감독을 만났다. 1960년 2회 아시안컵 우승 멤버인 박 전 감독은 당시 최연소 국가대표였다. 아시안컵 우승 이후 51년이 흘렀다. 21살 대학생이던 박 전 감독도 일흔을 넘긴 할아버지가 됐다. 한국은 1960년 이후 12번의 아시안컵에서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납메달의 저주◆
그에게 왜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우승하지 못한 것 같냐고 물었다. 노장의 의견을 듣기 위한 의례적인 질문에 예상 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우승했을 때 선수들에게 나눠준 금메달은 가짜였다. 우리가 받은 메달은 납덩이였다. 대충 색깔만 입혀서 만든 메달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당시 선배들 대부분이 돌아가셨다. 그분들의 저주를 받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고 전했다.
1960년 아시안컵에서 주전 수비수로 뛰었던 이은성(75) 전 아주대 감독의 증언도 같았다. "금메달을 하나씩 받았는데 얼마 후 보니 메달에 녹이 잔뜩 슬었다. 당시 대회 관계자가 금을 빼돌려 납덩이로 대신한 것 같다는 풍문도 있었다"고 전했다. 박 감독과 이 감독 모두 화가 나서 메달을 버렸다. 이 감독은 "2002년 월드컵 이후 대한축구협회에서 새 메달을 만들어 준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유야무야됐다"고 했다.
박 전 감독은 "당시 나와 선배들은 정말 열악한 상황에서 한국축구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때는 여관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호텔은 꿈도 못꾸었다. 경기에서 이겨도 회식도 한 번 없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그런데 금메달 대신 납이라니 아직도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이 전 감독은 "그때 함께 뛰던 선배들이 우리 곁을 하나 둘 떠나갔다. 이제라도 이분들의 공로에 보답을 해줘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1960년 아시안컵 대표팀은 18명의 선수와 3명의 지도자가 있었다. 그러나 51년의 세월이 흐르며 현재까지 살아있는 사람은 7명뿐이다.
기사를 읽기 귀찮으신 분들께 요약을 해드리자면
60년도 아시안컵에서 우승하고 금메달을 받았는데
그 금메달이 사실 납에 색을 입힌 메달이었다고 합니다.
2002년에 만들어 준다고 했는데도 흐지부지되었다네요.
이게 끝이냐? 아닙니다.
우리는 아시안컵 트로피조차 지키지 못했습니다.
브라질이 쥘리메 컵을 도둑맞았다던가요? 우리는 아시안컵 트로피를 우리 스스로 버린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1956년 대회에서의 우승으로 우리는 아시안컵 트로피를 받아왔습니다.
(1956년 제 1회 아시안컵을 우승하고 경무대(현 청와대)를 방문한 이유형 감독과 손명섭·함흥철(왼쪽부터) 선수가 이승만의 환영을 받는 사진입니다. 오유인들의 건강을 고려해서 혐오스러운 장면을 삭제했습니다.)
저 사진의 트로피는 어디로 갔을까요?
대한축구협회의 말에 따르면 분실했었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이때부터 축협 클라스가 나오는 거죠.
90년대 후반부터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펼치며 오랫동안 애타게 찾아왔는데, 결국 찾기는 찾았습니다.
알고 보니, 대한체육회에서 운영하는 한국체육박물관에 무려 12년간이나 전시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일이 어떻게 되었느냐 하면, 대한축구협회는 1985년에 대한체육회에 트로피를 기증하고서는 그걸 까먹고 있었고.
2000년부터 트로피를 전시한 대한체육회도 별다른 설명문을 달아놓지 않은채 저런 트로피만 덩그러니 전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트로피의 보존상태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옘병 우리집 머그잔도 이것보단 관리를 잘하겠다.)
다행히도 지금은 등록문화재도 되었고, 복원 작업을 거쳐 이런 휘황찬란한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이런 축협의 병크 속에서 아시안컵 우승은 잊혀져 갔습니다,
위의 당시 선수분의 인터뷰 말대로 돌아가신 선수분들의 원한이 아닐까 생각도 듭니다.
이번 아시안컵에서는 부디 대한민국이 우승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아시안컵 트로피를 이미 돌아가신 선배들께 바쳤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당시 우승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신 당시 선수 여러분들께
축협은 당연히 사과하지 않을 것이므로 제가 대신 사과드립니다.
부디 아시안컵 우승하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