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을 붕어빵이라고 생각하세요.
휴대폰의 외부 플라스틱 케이스는 붕어빵의 빵부분이며 안의 슈크림이나 팥은 메인보드나 LCD같은 전자부품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붕어빵 주인은 붕어빵틀 하나를 가지고 먼저 장사를 시작합니다.
근데 장사가 너무 잘되고 손님이 많아서 붕어빵틀을 하나 더 만듭니다.
두번째로 만든 붕어빵틀은 처음의 것의 단점을 보완하여 틀을 만듭니다.
점점 장사가 잘되어서 붕어빵틀이 3개, 5개, 10개가 됩니다.
얼마후 제일 처음에 만든 붕어빵틀은 너무 많이 붕어빵을 만드는 바람에 붕어 비늘 모양이 잘 안나와서 폐기 시킵니다.
그리고 두번째 붕어빵틀도 많이 생산되면 폐기시킵니다.
폐기시킨 붕어빵틀 만큼 새로 붕어빵틀을 만듭니다.
핸드폰의 외부케이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 외부케이스를 만드는 틀, 일명 금형이라는 것을 하나만 만듭니다.
판매량이 얼마나 될지 모르니 일단 하나만 만드는 것이죠.(전략적으로 대박상품으로 밀어주는 상품은 몇개 더 만들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판매량을 보아가며 붕어빵틀 늘리듯이 금형을 늘여가는 거죠.
그런데 이런 당연한 생산 구조가 5년전쯤부터 바뀌게 됩니다.
미국의 어느 청과물회사가 3개월인가 6개월인가 만에 천만대를 판매하게 되죠.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습니다.
경쟁업체는 열이 받았겠죠.
그래서 그 경쟁업체는 한달에 천만대를 팔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웁니다.
근데 출시 한달만에 천만대를 팔려면 문제가 많습니다.
한달안에 소비자 천만명이 천만대를 사는 건 어쩌면 쉬울 수 있습니다. 천만명이 돈과 시간과 관심만 있으면 되니깐요.
근데 제조회사에서 한달안에 천만대를 만드는 건 어렵습니다.
위에서 말한 붕어빵이 팔리는 과정처럼 제품 생산은 판매량 추이를 보며 차츰차츰 늘여가는 것이니깐요.
근데 그 경쟁업체는 붕어빵틀을 처음부터 수십개를 만듭니다.
그리고 출시일에 맞추어서 완제품을 천만대 가까이 만들어 놓습니다.
전세계 매장에 이미 천만대가 풀린 상황에서 판매가 들어갑니다.
결론적으로 그들의 작전은 성공했지만 이익은 많이 나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그들의 작전은 현재 진행형입니다.(물론 전략적 모델에 한해서 입니다. 어르신들이 쓰는 폴더폰을 이런식으로 만들지 않습니다.)
소비자들로서는 좋은 점도 있습니다.
이미 제품을 만들어 놓았는데 제품을 팔리지 않으면 가격이 점점 다운되기 때문입니다.
단점도 있습니다.
불량이 발생되면 원인을 밝히기가 까다롭습니다.
붕어빵틀을 한개 만들고 두번째 만들때는 처음의 것보다 업그레이드하는 이런 작전이 먹히지 않습니다.
수십, 수백개의 틀을 동시에 만들어서 동시에 가동하다보니 불량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만약 불량 원인을 찾았더라도 수정하기 어렵습니다.
한번에 수십, 수백개의 틀을 동시에 수정하기 어렵기 때문이죠.(물론 편법을 쓰기는 합니다.)
요즘 휴대폰 불량 관련하여 언론에 많이 나와서 한번 끄적여 봤습니다.
비단 저는 휴대폰케이스만 예로 들어지만 메인보드와 LCD, 배터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됩니다.
의외로 불량 원인은 단순한 곳에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불량 원인을 찾기 위해 보아야 할 곳이 너무 많다는 것이 문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