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뭘 한대요?” “무지개 깃발 가지고 뭐 하나본데.” “애걔··· 겨우?” “그 순한 사람들이 얼마나 하겠냐?” “음··· 죽자고 덤비지 않을까요?”
다음날인 4월26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로 향하는 차 안에서 투쟁 현장마다 어김없이 쫓아다녀, 내가 “21세기 재야”라 부르는 <한겨레21> 사진기자 선배와 나눈 대화다. 문재인 후보가 국회 정문 앞에 도착해 연설을 마칠 무렵,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활동가들이 레인보 깃발을 펼쳐들고 앞으로 다가갔다. 변호사인 장서연 활동가가 앞장서고,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나영 활동가가 뒤따랐다. 재빨리 제지하는 경찰과 경호원, 그리고 외침이 엉켰다. “저는 동성애자입니다!” “저의 존재를 반대하십니까?” “사과하십시오!” 문 후보는 경호를 받으며 서둘러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그와 어떠한 ‘스킨십’도 없었고, 남은 활동가들은 무지개 깃발을 뺏으려는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며 울부짖었다. 집회의 자유가, 표현의 자유가 왜 절박한 약자의 마지막 수단인지 알겠다. “죽자고 덤비는” 것이 고작 힘껏 “사과하십시오!” 요구하는 것이었다. 그때까지 친구사이 이종걸 활동가의 뒷모습이 문 후보의 멱살을 잡는 ‘짤’로 둔갑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들은 비폭력 직접행동의 원칙을 교과서대로 지켰다. 그리고 국회를 나가려는 이들을 경찰이 팔다리를 제압하고 연행했다.
찬바람 맞으며 기다린 저녁 9시, 영등포경찰서로 연행됐던 장서연 변호사 등이 나왔고, 강서경찰서에 연행된 큐브(QUV·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활동가들이 도착했다. 장 변호사는 자신을 살려준 이들을 잊지 않고 말했다. “이 땅에서 40년을 살았지만, 20년 전 척박한 땅에서 인권운동을 시작한 동성애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살 수 있었다.” 유쾌하게 발언을 시작한 심기용 큐브 의장이 연행 당시를 떠올렸다. “하늘의 말이었나. 어디선가 들렸죠. 누워.” 갑자기 그의 웃는 얼굴에서 울음이 터졌고, 그래도 유쾌한 묘사는 이어졌다. 그것이 어떠한 말도, 어떠한 권력도 훼손하지 못하는 인간의 존엄이자 자긍심의 언어였다는 것만은 기억난다. 이날의 구호는 ‘나를 반대하십니까?’ ‘니가 뭔데 나를 반대해?’ ‘내 친구들 내놔’였다.
성적소수자문화환경을 위한 모임 연분홍치마의 이혁상 감독은 왜 문재인 후보만 괴롭히냐는 세간의 비난에 이렇게 답했다. “문재인, 난 지난 대선에서 당신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그런 내가, 이제 동성애자이기 때문에 당신과 당신 지지자들의 블랙리스트에 올라야 하는가?”
한걸레가 마지막까지 민주당 문재인 지지자들을 성소수자 인권 반대자로 몰고 물어 뜯고 있습니다
저들에겐 정권교체의 대의 보이지 않습니다
정권교체보다 성소수자의 인권이 더 우선이다라는 해괴한 논리 뿐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저들에게 실력으로 보여줄떄입니다
압도적인 지지란 실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