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시댁은 농촌에서 시로 바뀐 세종특별자치시 입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시부모님이 계시는 세종시 시댁에 내려가는데, 5월 8일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좀 일찍 연휴기간동안 다녀왔습니다.
식사 후 차를 마시면서, TV에 충청뉴스라며 대선후보 중 홍준표가 나와서 뭐라 하는 내용이 나오길래,
아이고, 격떨어지네, 어찌 저런 인간이 대선후보라고.....하며 중얼거렸더니,
어머니께서 발끈 하셔서는 그놈이 그놈이여 다 똑 같어, 힘들게 가서 찍어주면 뭐혀, 해준다는거 하나도 안 지키고,
다 똑 같은 놈들이여, 그래서 이번에는 투표도 안 할겨~ 라며, 투표 거부 의사를 밝히시더군요.
오유의 많은 분들이 '영업성공'사례를 자주 올리심을 떠올리고 저 또한 이 번에는 않되겠다 싶어 과일을 포크에 찍어 드리며,
'어머니, 그놈이 그놈 맞는데, 그래도 그런 놈 중에서 가장 덜 나쁜 놈, 조금이라도 더 나은 놈 찍는게 투표예요,
어머니처럼 다 그런 맘으로 투표 안 하시면 가장 나쁜 놈이 또 대통령이랍시고 나라를 망치게 됩니다. 그러니 꼭 투표 하셔야죠~
어머니는 저와 남편이 누구를, 어느당을 지지하는지 그 성향을 너무나 잘 알고 계시기에 제게 한 마니 하시더군요,
1번도 북한에 어쩌고, 저쩌고 1번을 찍으면 나라가 망하느니 어쩌니, 노인정에 가셔서 흔하게 들었던 종북, 색깔론을 여과없이 또 말씀하십니다.
'어머니 당신 손자를 위해서도 우리가 좀 더 살기 좋은 나라를 물려줘야 되지 않겠어요.
허니, 이번만큼은 아들.손자.며느리를 위해서 조금이라도 덜 나쁜 놈에게 투표 꼭 하세요.' 라며
웃으며, 용돈 봉투를 슬그머니 주머니에 넣어 드렸습니다.
그려면서, 한 마디 당부를 했습니다.
'노인정에 가시거든 어르신들께 한 마디만 하세요.
우리 똑똑한 며느리(어머니는 동네 어르신들께 늘 저를 그렇게 소개하신답니다. ^*^)가 그러는데,
이 번에는 1번 찍어야 한댜, 그래야 우리 나라가, 우리 아들.딸이, 손자들이 그나마, 기피고 살 수 있댜,
이번에는 아들.딸손.손주를 위해서도 조금이라도 덜 나쁜 놈에게, 조금이라도 더 나은 놈에게 투표해보세~.' 라고 꼭 말씀드리라고,
영업 마무리 멘트 날렸습니다.
픽 하니 웃으시면서 혼 잣말처럼 중얼거리시더군요.
'5년에 한 번 뽑는건디, 뽑긴 뽑아야지.~' 우리 이쁜 손자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