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V20 출시 이후 북미 시장점유율 꾸준히 올라… LG전자, "G6 효과 3분기까지 기대"
LG전자가 올해 1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 뿐 아니라 북미 시장에서 역대 최고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LG전자(066570)의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20%에 다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부진했던
LG전자
MC사업본부 스마트폰 사업에 청신호가 켜질 지 주목된다.
LG전자의 선전은 북미 시장에서 수익이 가장 큰 프리미엄 제품군에만 집중하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실속형 스마트폰 제품군인 X시리즈와 K시리즈를 확대하는 ‘투 트랙’ 전략을 택한 것이 맞아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경쟁제품인 삼성 갤럭시노트7의 단종사태로 인한 반사이익으로
LG ‘V20’의 판매가 증가한 것도 한몫 했다.
2016년 9월 미국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V20’ 공개행사에서 외신 기자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 LG전자 제공◆ LG전자, 북미 시장 점유율 역대 최고… 스마트폰 사업 부활 신호탄 되나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SA)는 7일
LG전자가 1분기 미국 시장에서 73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해 20.0%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1분기 17.1%보다 3% 포인트(p) 가량 상승한 수치다. 4위를 기록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ZTE(6.7%)와 격차를 벌리며 1위 애플(34.5%), 2위 삼성전자(24.6%)에 이어 3위 자리를 굳혔다.
LG전자가 새 전략 스마트폰 G6를 지난달 7일 북미 시장에서 출시했기 때문에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에는 G6가 포함되지 않았다.
LG전자는 미국과 캐나다를 아우르는 북미 시장에서는 총 76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19.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북미 시장 점유율 역시 사상 최고치다. 미국을 포함한 북미시장은
LG전자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SA가 발표한 2017년 1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 LG전자 제공LG전자
MC사업본부의 적자 폭도 크게 줄었다. 지난달 27일
LG전자
MC사업본부는 1분기 매출액 3조122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손실은 2억원을 기록해 적자폭이 전년보다 2020억원, 전분기보다는 4668억원 각각 감소했다.
LG전자는 북미 시장에서 1분기 실적이 호전되자, 북미시장에 4월 출시한 G6 판매 효과가 3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부현
LG전자
MC본부 기획관리담당 전무는 “올해 1분기 매출 3조원을 넘어서 손익분기점(
BEP)에 근접한 수익성을 확보해 턴어라운드의 기반을 갖췄다”며 “2분기부터 본격 매출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무는 “다만, 2분기부터 G6가 본격적으로 글로벌 출시되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을 집중적으로 투입할 예정이어서 이익폭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LG전자 중저가 제품인 ‘LG X파워2’(왼쪽)와 ‘LG K10’을 모델들이 들고 있는 모습. / LG전자 제공◆
중저가 라인업 확대… ‘투 트랙’ 전략 적중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 군에 집중하던 기존의 관행을 과감히 깨고, 북미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중저가 라인업 확대를 시도했다.
LG전자는 프리미엄폰 기능을 입힌 K시리즈와 X시리즈 등 중저가폰으로 북미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K시리즈와 X시리즈는 카메라 기능을 강화하고 배터리 용량, 세컨드 스크린 등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K시리즈는 ‘오토 샷’, ‘제스처 샷’ 등
LG만의 재미있는 사진 촬영 기능들을 탑재했다. 오토 샷은 셀카를 찍을 때 스마트폰이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해 자동으로 촬영하는 기능이다. 제스처 샷은 사진을 찍기 위해 화면을 터치할 필요 없이 화면을 향해 손바닥을 펼쳤다가 주먹을 쥐면 3초 후 자동으로 촬영해 준다.
특히, 올해 1분기 출시된 ‘X400’의 경우 중저가폰으로는 보기 드물게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해 화면 잠금 해제, 셀프 카메라 촬영, 화면 캡처 등에 이를 활용하는 ‘핑거터치’ 기능을 내세워 인기를 끌고 있다.
2016년 9월 ‘LG V20’ 신제품 발표회에서 공개된 LG V20 실버(왼쪽), 핑크(오른쪽) 모델 / 심민관 기자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프리미엄폰 V20의 꾸준한 인기도 점유율 확대에 한몫 했다고 설명했다. 오디오 기능과 내구성 면에서 호평을 받은 V20는 지난해 10월 북미 시장 출시 후 3개월만에 약 60만대의 판매 성적을 올렸다.
V20는 특히 후면 커버로 항공기, 요트 등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AL6013) 소재를 채용하고, 충격에 강한 ‘실리콘-폴리카보네이트’ 소재를 상∙하단에 적용해 내구성을 높였고,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에 ‘쿼드
DAC(
Digital to Analog Converter)’를 탑재해 미세한 떨림까지 느낄 수 있도록 오디오 성능을 높였다.
특히 경쟁제품인 대(大)화면 제품군인 삼성 갤럭시노트7의 단종 사태로 대안 모델인 V20으로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삼성이 갤럭시노트7의 단종을 발표한 직후,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갤럭시노트7의 경쟁작으로 꼽힐만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그렇게 많지 않다”며 “소비자의 수요가 V20과 픽셀로 대거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