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 나의 발자욱이 달에 찍힌다 풀벌레 소리가 이슬에 맻힌다 내 어지러운 걸음 등 뒤로 나려진 달빛 내게 드리워진 굽은 그림자 사랑, 그 한마디를 비춰 나는 계단을 오르고 나는 치닫는 숨을 참고 낯선 골목 어두운 가로등보다 먼저 너를 밝힌다 길게 씌여진 담들이 어스러이 쓰러진다 겹겹히 쌓인 나날이 빼곡히 들어찬다 돌고 돌아 선 그 자리 설렘, 반가움, 망설임,아쉬움,그리움...... 맴돌다 비어버린 내 모든것을 놓고 온다 생의 어디쯤 달은 떠오르고 나는 사랑을 한다 달빛처럼 쓸쓸한 나의 등이 익숙해지고 달빛처럼 환희 웃으며 나의 그림자를 보고 계단 끝까지 길게 길게 길 넘어 넘어로 달이 간다 보고싶다 보고싶다 수없이 달을 닦으면 그리운 나의 사람이 보이고 어느덧 새벽 별빛 풀잎에 머금고 사랑한다 사랑한다 간절한 이슬같이 하루같은 생을 담은 그 한마디 바람처럼 골목에서 서성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