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입니다.
남편은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저도 서울에서 직장을 다녔고 지금은 대학원 재학중이구요.
남편과 저의 고향은 지방이어서 가족의 뜻에 따라 지방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예요.
여기까지는 문제도 없고 결혼 준비때도 싸움 한번 없었어요.
그런데 둘 다 사회생활 베이스와 신혼집 모든게 서울인데 식을 지방에서 올리자니
남편의 회사사람들과 저녁에 파트타임으로 공부하는 학교 사람들, 교수님들, 오빠의 친구들까지
챙기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저야 잠자고 일어나면 덕질하는다 낮잠자는거 좋아하는 철저한 개인주의의 집순이지만,
남편은 제가 보기에 야망이 넘치지는 않아도, 밖에서 엄청 싹싹하고 이것저것 많이 하고 사람들 모임에도 잘 참석하는 사회적 동물이예요.
그러다보니 남편의 주위에서는 물리적 거리가 너무 멀어 결혼식을 참석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많고,
서울에서 결혼 전이든 신행 직후든 뷔페같은거 빌려서 작게 피로연 한번 더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결혼식 직후에도 오빠의 친구들에게 작은 피로연을 마련해줄 생각인데, 오빠 친구들이 짖궂은 장난 치고 그럴까봐
괜히 겁나는건 사실이예요.
하지만 당일 바로 신행을 가는거라 적당히 하고 나올 수 있어서 다행이겠거니 했는데
서울에서 다시 한번 피로연을 갖자고 하니 공포감과 반발감이 생기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오빠의 학교 사람들과 인사 차 술자리를 가졌는데,
4시 반에 시작해서 밤 12시 넘어서 가는것도 엄청 눈치보면서 놀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평을 받았어요.
제수씨는 신데렐라냐고..
몸이 약해서 술도 몸에서 거부하고, 마시면 두통이 심하게 오는데 그런건 마셔야 낫는다고 우겨서 마셨구요,
심하게 자주 앓은 독감덕에 성대에도 문제가 있는데, 흥을 깨지 않기 위해 밝게 노래도 했어요. 듣는 사람도 부르는 사람도 고역이었겠죠^^;;
병치레 잦은 저를 평생 아껴주겠다는 남편이 너무 소중한데
거친 사람들과 피로연을 두 번 할 생각을 하니 한없이 작아집니다.
스스로에게 이정도도 희생 못하냐 질문도 하고, 인간관계에 소극적인 제가 남편의 발목을 잡는 건 아닌지, 내조를 해줘야하는데 그걸 가로막고있는 것 같아 많이 미안함을 느껴요.
하지만 서울에서 따로 피로연을 가지면 2차, 3차 제어가 안될거같고, 남편 주위의 드센 분들의 기에 눌려 힘들게 뻔히 상상이 되니까 선뜻 나설수가 없네요.
저희가 넉넉하지 않아 비용적인 측면도 걱정이 되는데, 오빠는 즐거운 날 그런거 생각하면 안된다고는 하지만
신혼여행도 대출받아 가는 판국에 신경을 안 쓸수가 없어요
어른들과 친구들을 대접하면서도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하고싶은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그냥 저의 마인드 문제일까요?ㅠㅠ
결혼 선배님들의 조언이 절실합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