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우리집에 왔을 땐 여자아이의 두손에도 담길만큼 자그마했어요 이 아이가 온 뒤로 냉랭했던 집에 웃음과 대화가 늘었죠.. 특히 매일 밤 가족 중 누구 침대를 고를지 온가족이 난리법썩 경쟁했는데 항상 저를 택했어요 그만큼 절 가장 따르고 사랑해주었던 막내였는데 부모님께 독립한 순간 막내와도 멀어지게 되었네요.. 막내가 집 지키는 동안 전 진학을 하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고 어느덧 막내는 벌써 18살이나 됐어요
그간 몇번의 크고 작은 고비가 있었지만 이겨냈어요 앞으로도 쭉 팔팔하진 않아도 노견으로 함께할거라 믿었죠 아빠가 10년은 더 살아야 한다고 농담반 진담반 얘기하던게 엊그제 같은데 언제부턴가 가끔씩 가족들을 못 알아보곤 했어요 그리고 며칠 전부터는 더이상 뒷다리를 쓰질 못하게 됐대요 나이가 너무 많아 더이상 수술도 힘들다고 합니다..
그동안 인간 자식들 대신해서 딸 노릇 톡톡히 해온 막내가 거동을 못 하니 부모님이 슬퍼하세요 막내 어릴 때만 해도 개를 사람취급하면 안된다고, 정주지 말라던 아빠는 휠체어를 알아보고 계시구요 스스로 화장실은 커녕 물조차 편히 못 먹으니 엄마는 하루종일 외출도 못 하고 옆에 붙어 간호하고 계세요 근데 주변에 그만한 노견도 저희 부모님만큼 정성 들여 키우시는 지인도 없어서 그저 막막하신 것 같더라구요.. .
전 먼 타지에서 육아중이라 열심히 검색만 하는데 막내와 부모님을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일단 부모님께 사람 기저귀에 구멍을 씌워 채우고 유모차(슬링백?)를 구입을 권유하려 해요
혹시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 분께서 저희 가족에게 주실만한 조언이나 정보가 있을까요? 이젠 당연한 존재인 막내가 아프니 정신이 없어요 언젠가 우리를 두고 떠날거란건 알고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