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고 3이 된다
중2때부터 초등,중1때 친했던 애들이랑 다 반이 갈리고
홀로 교실에 들어선 순간부터 혼자였다
중2땐 어찌나 괴로웠었는지 불과 1년 전 까지만 해도 친구들이랑 다같이 모여 놀았는데
순식간에 혼자가 되버리니... 중1때까진 활발했는데 1년만 혼자 지내보니
주변 사람에게 위축되고 남 눈치보고 성격도 입꼬리도 폭삭 가라앉아 누가 봐도 음침해보이는 아이가 되어있었고...
중학교 고등학교 다 붙어있는 학교라 고등학교에 올라가도 학생이 중학교때 그대로..
고1 말 봄방학 직전
생기부를 나눠주던 아이가 조그맣게 '얜 누구지'하고 말했는데
그 소리가 왠지 귀에 쏙 들어와 고개를 들었어
생기부에 출력된 사진과 절 번갈아 쳐다보더니 생기부를 나한테 건네주더라
1년을 같은 반을 했었는데 내 이름조차 몰랐구나...
중3 졸업식을 하고 나서야 알게된 반톡의 존재 유무
학기초, 여자애들 무리에서 끼워줄것처럼 부르고서 하는 말이 자기네들 사진 찍을거니 대신 찍어달라고...
그리고서 감출 수 없었던 실망한 표정을 보고 불쌍해 하고 비웃던 아이들
수학여행때 그 큰방에서 나 혼자 혼자 불끄고 울면서 오유켜서 고게에서 위로받던 그 잊을수 없는 기억
체육시간 멀뚱하게 홀로 서있고 멍때렸던 시간들...
정규 수업에 빠지고 학교 상담실에서 상담받던 나날들
지역 상담센터까지 가게되고 정신적으로 구석까지 몰려 학교 빠져보겠다고 겨울날 밤 반팔차림으로 한참을 서있다 오고
아침에 일어나서 기침도 열도 없으니 눈물이 나오더라
반에 잠시 빠져나오니 들리는 내 뒷담들. 너네한테 피해 끼친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홀로 있단 이유만으로도 뒷담거리가 되고
친구를 아예 안사귀어 보려고 한 것도 아니었는데...
그래도 새학기 처음보는 애들한테 인사도 하고 노력해봤는데 아니더라 전학온 애한테도 말걸어봤는데 내가 은따인걸 금새 알았는지 난 피하고 다른애한테 가더라
고2 올라와선 한 애가 유난히 잘해줘서 나도 밝게 대해줬는데
화장실 칸막이 안에 있었는데 화장실 세안대에서 들려오는 반 애 목소리
너 왜 쟤한테 잘해줘?
쟨 자기가 은따인지도 몰라 불쌍하잖아
모를리가 있을까 어린시절 집안에서도 눈칫밥만 얻어먹고 남이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남들보단 더 잘알게 됐는데
그래서 더 실감나게 피부에 와닿았었다 순간순간 반 애들한테서 꽂혀오는 동정여린 시선과 몇몇 경멸들
아빠랑만 살면서 고2때 힘들게 일하시는 아빠한테 다 털어놓으며 자퇴하고 싶다 하니 눈시울이 붉어지시더라
너무 죄송해서 그 이후로 한마디도 못했다
지금은 봄방학
이제 곧 있음 고3인데 너무 싫다
차라리 자퇴하고 싶다 학교에 있어봤자 정신적으로 너무 큰 상처를 받는다
지금 자퇴하면 1년 재수하게 되는데.. 차라리 집에서 공부하며 1년 재수하는게 나를 위해서 더 나을거같다..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