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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위선
게시물ID : humorbest_13462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Y-
추천 : 33
조회수 : 2003회
댓글수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12/05 16:25:45
원본글 작성시간 : 2016/12/05 00: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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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선 이제 푸어그라를 안 판다고 하더군.”



중절모를 걸친 남자는 조금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



“꽤나 별미였는데.”


“그러게 말이야. 술에 딱 어울리는 간식이었지.”


“그게 위생이나 그런거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더군.”


“그런거?”


“그 권리인가 뭔가..”



롱 코트를 입은 여자는 피식하며 비웃었다.


그녀는 카운터에 핑거푸드를 주문하곤 와인을 한 잔 따랐다.



“권리는 무슨 권리.”


“별에 별 것에 권리를 주고 있어.”



그녀는 와인을 한 잔 들이켰다.



“말도 안 통하고, 그런거에 권리를 줘야만 하는거야?”


“어이가 없다 정말.”


“우리들의 권리도 주장하는데 급급한데.”


“그래서 협회같은 놈들이 있어선 안되는 거야.”



그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불쌍하잖아. 입속에 음식을 밀어넣어서 만든 고의적인 지방간으로 만든 음식이라고 하니까..”


“개뿔이 다.”



그녀는 코웃음을 쳤다.



“그런거 신경쓰면서 어떻게 살아가.”


“약육강식은 생태계에서부터 당연하게 있는거 아니었어?”


“그래도.. 너무하잖아.”


“뭐… 그렇게 말하면 할 말은 없지만.”



그녀는 살짝 언짢은 표정을 하며 테이블을 보았다.


아직 핑거푸드는 오지 않았다.



“푸어그라가 아니면 핑거푸드라도 빨리 주지.”


“그것도 만드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뭐.. 다음엔 족발이라도 사먹을까. 술에 제격이니까.”


“그래. 푸어그라는 좀 아쉽지만.”


“그건 그만 먹고 핑거푸드나 먹자구.”



그녀와 그는 와인잔을 들어 건배했다.


한 잔 하고 나니 바텐더가 직접 핑거푸드를 가져왔다.


그녀는 그 바텐더의 예의바른 행동을 바라보며 돈을 올렸다.


바텐더는 웃으며 돈을 집었다.



“아 그러고 보니”


“응?”


“푸어그라는 원래 푸어라는 글자에서 온거래.”


“흠. 신기하네.”



“인간이라는 생물은 계급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까.”


“하위층 계급의 인간으로 만든 간이었다는 말이구나.”


“뭐 푸어그라는 이제 못먹으니까.”



“음식 식겠다. 먹자.”


“... 인간은 원래 손가락이 10개 아니었어?”


“왜?”


“3인분 시켰는데 손가락이 27개야.”


“아. 엄지가 3개 빠져있네. 분명 요리사가 몰래 집어 먹은 거겠지.”


“엄지가 얼마나 맛있는데. 나중에 항의해야겠어.”



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중지를 발라먹었다.



“뭐 어쨌든 푸어그라는 그만먹자구.”


“너무 잔혹하잖아.”



그녀는 조금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 대신 핑거푸드나 브레인브레드 사주는거지?”


“그래 그래. 그건 당연하지.”



그들은 맛있게 손가락을 뜯었다.



“푸어그라만 아니면 돼.”



그들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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