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도구를 이용한다.
나아가 '사람'은 사람을 이용한다.
거짓뉴스, 프레임화, 신조어, 책임전가는 그러기 위해 그 '사람'이 이용하는 도구이다.
‘사람’이 어떻게 사람을 이용하기 위해 그 도구를 휘두르는지를 함부로 소설 써보고자 한다.
준비운동 : 행동을 변화시키는 도구의 작동원리 - 중간단계를 비틀어라!
보통, 사람들은 관찰에서 행동에 이르기까지 다음 9단계를 거친다.
(1.관찰) 연인의 말 ‘애정이 식었어, 헤어져.’
(2.문제파악) 이별 통보에 슬퍼진다.
(3.어휘정의) 이별 단어 하나하나를 곱씹는다. “애정?” "식었어?" "헤어져?”
(4.사전정보) 지금까지의 일들을 떠올린다.
(5.가설설정) 헤어지는 이유를 짐작하고.
(6.사실파악) 따져 묻고 알아본다.
(7.사실해석) 짐작과 연인의 대답을 곱씹고 반성하지만,
(8.결론) 둘 사이를 돌이키기에 이미 너무 늦었다.
(9.행동) 사과하며 작별의 말을 남긴다.
그 단계들 중 한 가지라도 잘못되어버리면 사람들의 행동은 달라진다.
(2.문제파악의 잘못) : 만우절 농담으로 웃어넘기며, -> 말을 무시한다.
(3.어휘정의-사전정보의 잘못) : ‘애정’은 변할수 없다고 믿으며, -> 이별을 부정하고 영원한 사랑을 강요한다.
(6.사실파악-해석의 잘못) : 관계회복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 계속 기다리며 헛된 재회를 갈구한다.
본격 사례탐구
도구의 작동원리를 이해했으면, 이제 도구의 작동사례를 실제 시사문제에서 끌어오고자 한다.
(7.사실해석) 아전인수식 해석 및 비난은 비일비재하다.
정부 혹은 정당 대변인의 날선 비난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다.
비교적 의도가 쉽게 파악된다. 패스~.
(6.사실파악) 의도한 해석 및 행동을 낳기 위해 사실을 비튼다 - 보도통제, 댓글, 거짓뉴스
‘사람’은 신문 방송 통폐합 및 보도기사 통제를 통해 사실의 파악을 방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 및 SNS를 통해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이제 인터넷 통제와 감시를 하려고 하지만 아직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사람’은 댓글을 도배하여 사람의 의견을 왜곡하고 방해하였다.
이로 인해 다른 많은 의견까지 댓글알바의 소행으로 서로 불신, 오해하게 하는 부수효과도 낳았다.
사실왜곡에 힘입어 이제 없던 ‘사실’을 창조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효과는 명확했다. 거짓’사실’은 몇몇 사람들을 ’일깨우고’ 퍼나르고 행동하게 했다.
(3.어휘) : 사실이 명약관화하다면, 그릇된 이미지를 씌우기 위해 사실을 구성하는 어휘를 비튼다. - 프레임화, 신조어
예1) 종북 : 남북화해모드를 통과하면서 친북이 더이상 부정적이지 않으니 종북이라는 새 단어로 북한과 대화하자는 세력을 뭉퉁그려 압박한다.
(물론, 북한에 심하게 경도된 세력이 여전히 존재할 수 있으며 경계하여야 한다.)
예2) 패권주의 : 정당한 절차에 의해 당권을 잡았어도, 자기 세력을 위협한다면 ‘패권주의’라 칭하고 상대세력을 비난, 견제한다..
(잘모르겠다. 당 안에서 패권주의의 정의가 무엇인지, 국제사회의 부조리한 힘의 논리에 따른 패권주의와 얼마나 일치되는지 애매하다.)
예3) 친노, 친문, 친박, 비박, 노빠, 문빠, 좌파세력, 수구꼴통 등 무리짓기 : 다양한 스펙트럼의 성향을 하나로 일반화하여, 적대적 부정적 뉘앙스를 투사한다.
예4) 새정치, 창조경제, 경제민주화 : 구체화, 차별화한 내용이 없거나 실현할 의지가 없는 합성단어를 사용한다.
단어의 이미지에 부푼 감성적인 기대 만을 사람들에게 안긴다. 주로 선거공약에 쓰인다.
(2.문제파악) 사실, 어휘 왜곡을 통한 부정적 이미지 입히기도 통하지 않으면, 문제의식을 비틀어 국면을 전환한다. -
예1) 큰 화제로 전환한다 - 북풍, 개헌, 사건사고 및 연예계 가십거리
예2) 문제제기한 상대방에 대한 화제로 전환한다 - 상대방의 비리 폭로, 적반하장식의 '트집잡기냐?' 비난을 통해서 책임을 전가한다.
예3) 문제범위를 국한한다 - 일선의 꼬리 자르기식 책임 전가, 책임질 영역의 선긋기
여기서 문제당사자의 사과는 권장되지 못한다.
잘못을 시인하면 다음 단계를 통하여 점점 정당성을 잃는다고 판단하고,
이는 같은 편에게는 나약하다는 이미지를 준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상대방이 괜한 트집을 잡는다는 식의 적반하장의 태도를 유지한다.
이로써 오히려 상대의 태도를 문제삼고 같은 편을 더 결집시킨다.
일본 정부의 위안부 강제모집 개입 부정 및 극우성향의 세 확장이 그 실례이다.
지난 정부는 세월호 구조 책임을 국한시키고, 사과와 조사에 미온적이었다.
오히려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측으로 화제를 전환시켰다.
야당에게 불순한 정치적 의도를, 유가족에게 지나친 특혜의혹을 덧씌우는 작업을 통해
정권을 강하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해결방안 : 끊임없는 문제제기, 명확한 사실확인,
어휘의 정의 및 맥락에 담긴 의도 파악
그러나 사람들은 한가지 해결책을 보고있다.
끊임없는 문제제기를 통해서 세월호 진상규명 및 선체구조에 그나마 희망을 볼 수 있었다.
유족의 특혜의혹등 많은 왜곡이 '팩트체크'등의 사실규명 작업을 통해 거짓임을 알 수 있었다.
또 ’패권주의’라는 말의 허상, ‘좌파세력’이라는 기존 안보관념을 건드리는 이미지의 어휘놀음에서 어느정도 자유로울 수 있었다.
그러나 사람은 ‘사람’에 의해 속아 넘어가서 행동하기 쉬운 것이 사실이다.
‘알반대중은 개돼지’라는 ‘특별소수’의 농간에 속아서 많은 행동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속았다고 그 사람이 ‘개돼지’일 수는 없다. 사람을 믿었던 선량한 사람일 뿐이다.
속인 사람이 ‘사기꾼’이다. 사람을 서로 의심하게 만드는 ‘협잡꾼’일 뿐이다.
하지만 속은 사람도 이제 책임은 있다.
‘사기꾼’의 술수를 알았으면 더는 속지 않아야 한다.
이유없이 던져지는 그 현란한 어휘의 정의, 맥락을 알아야 사기꾼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다.
사기꾼의 그럴싸한 이야기의 사실, 거짓 여부를 가려내야 내 소중한 돈과 노력을 빼앗기지 않을 수 있다.
끊임없는 문제제기 만이 화제를 전환시켜 책임을 회피하고 도망가려는 사기꾼을 붙잡을 수 있다.
괴벨스, 버네이스, 오길비의 선전,홍보기법, 넛지, 행동과학등 사람들을 ‘현혹’시킬수도 ‘계도’시킬수도 있는 여러 방법론이 소개되어왔다.
박학다식한 ‘사람’들은 그런 공학을 알면 알수록, 시키면 따르는 대중들을 ‘개돼지’라고 비약하여 여길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도 우리 중 일부일지도 모르고, 종국엔 제 꾀에 제가 속아 넘어가는 ‘개돼지’가 될 지도 모른다.
자기 만이 옳고, 자기 뜻만이 관철되기 위해 무슨 수를 써도 괜찮다는 사람이 극소수는 아닐 것이다. 마땅히 경계해야한다.
그리고 그러한 사람의 농간에 속아 넘어가는 사람도 대다수는 아닐 것이다.
어쩌면 사람들은 서로 약간의 속고 속임과 믿고 믿음을 처세술처럼 교환하며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다수에 의해 다수가 근거를 잃고 선동되는 일도 경계해야한다.
하지만 결코 사람이 개돼지일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