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의 종편행에 대해 말이 많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종편에 반대해 왔기 때문에 내가 좋아했던 연예인들에 대한 실망감이 든다. 하지만 그 뿐이다. 실망한다고 해서 그 연예인에 대해 죽일 놈이네 살릴 놈이네 말할 필요는 없다. 그들은 연예인일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연예인들의 종편행을 반대하는 것은 종편이 일부 왜곡 언론의 힘을 더욱 공고히 하는 창구가 될 것이기 때문이며, 이를 알면서도 종편을 선택한 것은 연예인들이 단지 자신들의 금전적 이익만을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라는 것이 주된 이유가 아닐까 한다.
그 중에서도 '연예인들이 돈만 보고 간다'는 것보다는 '왜곡 언론들에 대한 반감'이 더 크기 때문일 것이다. 딱 까놓고, 돈 벌려고 연예인 한 거지 봉사하려고 하는 건 아니지 않는가. (물론 김장훈씨처럼 봉사를 열심히 하는 분도 있지만, 결국 김장훈씨도 봉사하기 위해 필요한 돈을 벌려고 연예활동을 하는 거다)
그런데, 그것이 그들에게 그렇게 심각한 문제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소셜테이너니 뭐니 해 가면서 연예인의 정치 참여에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회분위기를 보면 더욱 그러하다. 정치색을 드러내기 시작하면 보수든 진보든 어느 한 쪽에서 까기 시작할 것이고, 이미지로 먹고 사는 연예인으로서는 활동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어느 한 쪽에서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는 결국 이것저것 재지 않고 마구 출연하는 방법밖에 없다.
일부 연예인의 종편행에 대해 까대는 사람들은 다음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리가 그 동안 일본에 진출한 연예인들에 대해 얼마나 관대했는지. 종편도 밉지만 일본에 비하면 새 발에 피다. 그런데 종편이라는 무대에서 활동하는 연예인은 욕하면서 일본이라는 무대에서 활동하는 연예인은 욕했는가? 오히려 외화를 벌어 온다고 박수쳐 준 것이 사실 아닌가?
우리가 욕해야 할 것은 종편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이 아니라 특혜를 부여해 준 그 이면의 사람들이다. 연예인들에 대해 실망감이 든다고 해서 그들을 매장시켜 버린들 뒤에서 웃고 있는 종편 뒤의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겠는가.
정말 당신이 연예인들의 종편행을 반대하고, 그들에게 실망했다면 그냥 종편을 보지마라. 그것만이 가장 효과적으로 많은 투자를 한 왜곡 언론과 잘못된 판단을 한 연예인들을 혼내 줄 수 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