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놀이터가 부서 졌다.
게시물ID : gomin_13484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회연
추천 : 0
조회수 : 31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2/09 14:56:48
2월 8일 객지에서 돈을 버느라 휴대폰이 꺼진지도 모르고 모처럼 늘어지는 일요일 휴일. 

같이 집에서 점심의 먹던 여자친구 폰으로 우리 어머니가 날 급하게 찾으신다.

"도대체 폰은 왜 꺼 놓은 거니!?"
"큰 이모부 돌아가셨다"

어머니의 나즈막히 억눌린 한 소리에 눈 앞이 어지럽다.

 나의 고향은 포항. 어릴때 부터 항상 한동네 같이 
살던 어머니의 누나집...이모집이 있었다.

내가 어릴때부터 분식집,문구점,수퍼마켓을 연달아 하신 터라 어린 나에겐 집 가까이에 있는 놀이터 같은 
곳이 였고 더욱이 또래 터울의 사촌형도 둘이나 있어
서 외동으로 태어난 나에게 친형제 같은 존재 였다.

그리고 그 곳엔 항상 한쪽 다리가 조금 불편하신, 이모부가 계셨다. 

떡볶기나, 맛있는 과자를 먹을 수 있게
항상 허락해 주시곤 했다. 문구점을 하실땐,
구슬이나 딱지 같은 것을 그냥 주시는 이모부가 아직
머리 속에 있었다.

어머니 말을 듣는 순간 이런 장면들이 머리속에서 막 지나가기 시작했다.

무슨 정신으로 3시간 거리의 고향 포항까지 운전을 
했는지 모르게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고개를 떨구고 들어선 빈소의 광경은 더 이상 놀이터
가 아니였다.

맛있는 핫도그와 떡볶이도...
신기한 팽이와 구슬도...
바삭 고소한 과자도 없었다...

그저 웃는 모습으로 보고 있는 이모부 사진과
울고 있는 이모와 사촌형들...빈소를 찾은 안타까운
표정에 사람들...

이제 서른이 넘어 사는게 바쁘다는 핑계로
 좀 처럼 찾아가지 않던 놀이터는 그렇게 부서져
있었다. 

정말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한 달전 작은 사촌형과 술 한잔 하기로 
기약없는 약속으로 헤어진 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그렇게 한 참을 울다 일요일 밤에 다시 난
바쁘다는 핑계로 다시 집으로 돌아 왔다.

수퍼마켓 하실때 생전에 이모부랑 같이 자주 먹던
냉동만두에 술 한잔 들이키며 잠에 들었다.

항상 큰 풍채에 가게 카운터 입구에 걸터 앉아서
가게를 보며 무심히 텔레비전을 보시던 이모부의
모습이 오늘따라 아련하다.

이모부 그동안 정말 고마웠습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