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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선택.. 지나고보면 후회막급이고.. 돌아가는 길은 너무 머네요
게시물ID : freeboard_15547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포롱이
추천 : 0
조회수 : 12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5/24 20:56:16
대학교 3학년.. 막상 졸업하면 어디로 가지 하다가 두려워 남들이 다가는 대학원 갈까 기웃기웃대다가 노예생활이 너무 싫어
도피처로 공무원 준비... 운좋게 대학 졸업에 맞춰 공무원 합격. 공무원 준비할까 고민중에 너는 공무원 공부해봐야 안될꺼야라는
말에 울컥해서 바로 결정했었더랬죠.

설레는 마음으로 공직에 들어왔지만 그 설레는 마음이 박살나는데는 1주일도 걸리지가 않았습니다. 들어온지 한달돼서 
밤 11시에 퇴근했는데 평소에 11시면 이미 주무시느라 정신이 없는 어머니께서 너무 좋아하시면서 제가 좋아하는 포도를 씻어주셨습니다.
일찍퇴근했다고.. 저도 너무 좋았었죠.
그 전에는 아무리 빨라도 새벽2시 전까지는 퇴근못했거든요.^^ 너무 바쁠때는 일요일 오전에도 나가서 월요일 새벽4시 쯤 퇴근한적도..

아무리 돈을 받는 직업이지만 잠은 제대로 잘수 있도록 주6일 밤 10시 근무까지 하면 퇴근할수 있도록 업무를 조정해줬으면 했는데..
한동안 친구들이 너 공무원 합격한거 구라지? 중소기업 다니니? 나도 삼전 다니지만 너처럼 근무하진 않는다?하면서 웃었는데..

이짓을 한 1년 반정도 했는데 처음에는 수습이라 얼마 받지도 못했고 나중에는 기관전체에 비공식적으로 초과근무금지 지시까지 생겨서 
초근을 달지못해서 자기돈으로 저녁을 먹어야 했기에 너무 힘들었어요. 부모님 집에서 다녔기에.. 그나마..

겨우 그 비정상의 늪을 벗어나 다른데로 발령났고 그냥저냥 지금은 월평균 퇴근시간 오후 8~10시 사이를 찍으며 여유롭게 다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어리석었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차라리 그정도면 관두는게 맞았는데 공무원을 정말하고싶었다면 다시 셤쳐서 들어오면
되는 것이고 그때는 정말 잠깐 잠깐 현기증이 오기도 했었는데 지금 건강 안좋은 건 그때 고생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만두지는
못하더라도 반항을 했더라면 찍힐지언정 그렇게 고생하지는 않지 않았을까도 싶어요. 

처음 직장들어와서 분위기파악도 제대로 못했고 엄마가 너무 좋아하셔서 차마 그만뒀다라는 말을 하질 못해서.. 휴... 그때는 차라리 자살하고
싶다라는 생각도 못했는데 왜냐면 자살하기도 귀찮아.. 너무 힘이 없어서 그 시간에 잠 10분이라도 더 자고 싶었었죠.ㅎㅎ

지금 생각해보면 한번 삐끗해서, 줄 한번 잘못 서서 1년 넘게 고생을 했었죠, 한번 삐끗해서 2년 5년 고생하시는 분들도 여럿보구요. 개미지옥에
빠지면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을 쳐야 되는데 너무 피곤한 나머지 그것도 못치다가 과로로 몸 다치고 수술하시는 분도 있고..

첫발령지라 아무것도 모르고 힘들었던거 생각하면 추억도 많이 서려있고요. 하지만 그 시간이 지금생각하면 좀 아쉬움이 남네요 고생한다고 진급
빨리 시켜주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감사로 벌이나 안받으면 다행인 곳인데..왜 그렇게 죽을둥말둥하면서 떠받치려 했는지...

지금생각해보면 취업난때문에 너무 쉽게 자기진로를 결정했던 거 같기도 하고 아직도 싱숭맹숭합니다. 공무원도 합격이 중요한게 아니라 안에
들어가서 어떻게 살지 계획을 짜고 접근을 했어야 했는데 그냥 아무런 생각없이 줄서 있으면.. 몸이 고생합니다 ^^

어딜가더라도 분위기 파악을 하고 자기 살길을 도모해야 된다.. 공직이라고 국가에서 살길 마련해주진 않는다.. 자기 권리는 스스로..
이걸 너무 늦게 깨달았죠. 지금은.. 그냥저냥 나쁘지 않기도 하고 그냥 이자리에 안주해버리고 마는데.. 대학교 졸업 딱 그 시점이 중요한 거 같아요

괜히 쉽게 포기하고 눈높이를 낮추면 그 위로는 절대 못올라가는 느낌.. 제 친구 중에도 빨리 취업한 친구들 다 힘드네요. 한명은 
IT 개발자로 착취당하고... 그 친구도 처음에 발을 잘못 디뎌서.. 경력이 생기면 마치 지워지지 않는 주홍글씨 같아서.. 완전히 새로운 일을 찾기가
너무 어렵네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진짜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순간인 듯.. 갑자기 주저리주저리 하고 싶어서 두서없이 글을 썼습니다.

이 주홍글씨가 너무 강력하게 낙인처럼 느껴져서 그만두고 싶어서 죽을 것 같아도 차라리 죽을지언정 그만둘 수 없는 마음.. 도대체 왜 자살하지?
일이 그렇게 힘들면 그만두면 되잖아.. 대학교땐 그렇게 생각했는데.. 사람 심리가 참 그렇지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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