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당시 중학교 3학년. 정치는 뭣도 모르는 상황이었고 월드컵뽕 맞아서 이리저리 놀던 땝니다. 제 생일날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 가족과 외식하러 간 곳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대통령으로 당선되는걸 봤습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대통령이었다라고 당시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여러모로 대화하려하고 권위를 내려놓으려 하는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재수를 하고 대학을 가고 2008년 이명박이 취임하던 2월 25일 군대에 갔습니다. 군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서거 소식을 들었습니다. 당시 신문을 다 보기 어려운 상황이긴 했지만 보수진보언론의 폭격을 보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고 어차피 정치인인가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전역하고서 대학에 다니는동안 유튜브나 그런 동영상등을 통해 노대통령의 연설들을 보았고 그 당시 언론들을 다시 찾아봤습니다. 가관이더군요.
이명박의 실정. 박근혜의 망나니짓을 보면서 노무현이라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 미안함, 슬픔의 감정들이 사그라들지 않게 되었습니다. 난 무엇을 보고 그 사람을 판단했던가. 그저 언론이 떠들어대는걸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었지 않았나..
작년 박근혜게이트때 처음으로 집회에 나가봤습니다. 노무현 탄핵사태때도 광우병때도 나가본적이 없었는데(물론 광우병때는 군인이라 못나갔습니다) 그런 제가 광화문에 나가게 한건 저 무능하고 국민을 기만하는 자들에 대한 분노와 함께 노무현에 대한 속죄였습니다. 광장에 나가 본 글귀,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힘이다 라는 노무현대통령의 말을 그때 가슴에 새겼습니다.
오늘 영화에서 제가 알지 못했던 경선에 대해 봤습니다. 그때 노풍이 불었다라고만 들었지 어떤 바람이었는지는 몰랐죠. 영화의 당선까지의 모습에선 저런 사람이었구나, 주변 사람들이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사랑했던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에 미소도 지었고 당선후의 편집에선 눈물이 났습니다. 감독님. 너무 치사합니다.. 이러면 안 울수가 없잖아요..
주말 봉하에 처음 가보려 합니다. 그동안 돈이 없다 시간이 없다며 온갖 핑계를 댔지만 이번엔 꼭 가서 그분께 헌화하고 속죄를 구하고 감사를 드리려 합니다. 저를 깨워주셔서 감사하다고. 꼭 이 나라를,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지켜내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