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23일..
그날도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식당문을 열고
장사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가게안, 천정 모서리 한켠에 올려둔 텔레비젼을
켜두고, 꽈악 짠 대걸레로 바닥을 훔치고 있을때.
그때.
그 비보를 들었다.
대걸레의 물기가 가시도록,
모가지를 치켜들고 천정구석 텔레비젼을
쳐다보고 있었다.
'아니겠지.. 아니겠지.'
터질듯이 뛰어대는 심장을 애써 모른체하며
담담하려, 그런 척 하려 노력했다.
모든게 사실이었다.
'돌아가셨다.'
이름도 생소한 바위.
그 아래로 몸을 뉘이셨다 한다.
먹먹함에 어찌할바 모를 시간.
코 끝까지 차오른 울컥함을 감내하며,
그날의 첫 번째 손님을 맞았다.
그리고 오늘..
마지막 손님을 배웅하고,
가게를 나섰다.
늦은 시간, 뒷쪽 구석자리..
드문드문 사람이 앉아있는 상영관안에,
다른 때와 다른 정막감이 흐른다.
아무 소리없이 까만 스크린에
하얀 글씨들이 쓰였다 지워졌다를 반복하더니,
밝아진 스크린에 지나간 시대의 모습이
주르륵 스치고..
이내 그분의 모습이 보였다.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그분과 닮은 눈빛의 사람들이 화면에 담겨,
그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웃게하고, 먹먹하게 하더니.
끝내는 우리가 진정한 노무현의 사람이라고
말해주더라.
비 내리던 봉하에 줄서있던..
그분의 영정을 향해 천천히..천천히 걸어가던
사람들이 그분의 진정한 사람이라고.
소리없이 울다 앞을 보니,
커다란 스크린 속에..
덤벙덤벙 걸어가며 시민에게 인사하는
그분의 뒷 모습이 보였다.
'안녕하세요. 제가 노무현 입니다.'
그 뒷 모습이 잊혀지질 않는다.
도무지 잊혀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