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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거울 속에 비친 20대의 삶과 비전.
게시물ID : sisa_959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가면
추천 : 1
조회수 : 57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1/01/07 20:36:42
  내가 태어난 시대는 우리나라에서는 전두환 정권이 물러나면서 노태우 정권이 들어서던 시기였다. 나도 결국에는 우리나라의 한 구성원이기에 우리나라의 시대적 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나뿐만이 아닌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나와 같은 세대 모두에게 적용되는 말이다. 
  흔히 유신 세대와 386세대가 억압 상황에 대한 반영으로 젊은 시절에는 정치적 동물이 되었다가 나이 들면서 경제 동물로 변신했고, 97년도의 IMF의 위기가 그런 변신을 합리화하도록 작용했다면, 지금 나와 같은 20대들은 애당초 경제 동물이 되기를 강요받은 존재들이다. 
  유신 세대와 386세대는 자유, 저항, 낭만의 젊은 시절을 보낸 뒤에도 괜찮은 일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워낙 압축 성장으로 일자리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 계층의 고착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가난한 집안 출신도 교육 자본 형성을 통해 사회 상층 진입이 가능했다. 이 두 가지가 나와 같은 세대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괜찮은 일자리는 급격히 줄어들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는데 세대내 경쟁으로 끝나지 않고 앞 세대와도 경쟁해야 한다. 유리한 지점을 선점한 선배 세대와의 경쟁이 공정 경쟁이 될 수 없는 것은 불문가지다. 우리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벗어나기 더욱 어렵고 12년을 아등바등 보낸 뒤 대학에서 다시 토익공부, 고시 공부, 학점 관리 등으로 각개 약진을 시도하지만, 이미 줄어든 괜찮은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다. 
  우리 사회는 대단히 미숙하고, 초보적이다. 그 이유는 자본주의 운영방식을 서양에서 껍데기만 들여왔기 때문이다. 즉, 우리 스스로 발전시킨 방식이 아니다 보니 그 안에서 주요 논점이 되지 못했던 사안들이나 중앙 정부가 아닌 지역사회 차원에서 다루어졌던 여러 가지 다양한 갈등과 문제점들에 대해서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에는 10대 후반에 독립하여 자연스럽게 성인으로 성장하는 반면에 우리나라에서는 정체현상 속에서 나이가 들어서도 종속적인 존재가 되기 일쑤다. 나의 삶도 마찬가지다. 
  지금 나와 같은 세대의 젊은이들이 이 상태 그대로 사회를 끌어가는 나이가 되었을 때, 과연 어떤 사태가 벌어지게 될지 한번 상상해보자. 
  나는 감히 ‘아무도 아닌 자’를 우리의 젊은 세대에 비유하고 싶다. 스스로 이야기를 할 수 없고, 자신의 이름조차 갖지 못한 세대. 즉, 이들은 ‘아무도 아닌 자’이다.  우리는 지금의 추세대로 가다간 산업화 이후 가장 빈곤한 세대이며 가장 아픈 세대가 될 것이다. 돈도 없고 이름도 없는 비참한 세대! 스스로 이름 붙일 수 없다면, 이제 아무도 아닌 자들에게 이름을 붙여주어야 한다. 사람들이 우리세대를 부르는 이름들은 죄다 우울하다. ‘승자독식 세대’, ‘희망고문 세대’, ‘배틀 로열 세대’, 그리고 한국의 20대 비정규직의 평균 월급에서 착안한, ‘88만원 세대’.
  20대라는 이름이 이렇게 슬픈 이름일줄 몰랐다. 20대라고 하면 모두들 ‘로망’을 꿈꾼다. 현실은 어느 정도 다르긴 하겠지만 수능이라는 마침표로 10대를 끝낸 나에게 스무 살과 20대의 삶이란 그야말로 판타지이며 ‘꿈’이었다. 청춘을 즐기고, 적당히 놀면서 학교엘 다니고, 연애 좀 하다가 간간히 취업 준비로 토플이나 토익을 준비하고 그러다 3, 4 학년이 되면 도서관에 줄창 박혀있는 신세가 된다. 
  지금 현재 대학교에 재학 중인 대학생들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지금의 한국 경제에서는 40대와 50대 남자가 주축이 된 주도 세력이 10대를 인질로 잡고 20대를 착취하는 형국에 다름 아니다. 비정규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우리 20대들이다. 
  우리들은 우리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처럼 우리가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살아남고자 토익 책만 보고 있다면 각개격파 당하고 말 것이다. 우리들은 우리들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우리 세대의 대변자들을 만들거나, 독서를 하거나 하는 등의 활동이 필요하다. 창의성을 떨어뜨리고 구성원들 간의 경쟁만을 부추기는 지금의 사회 속에서 우리들은 서로 힘을 모아야 한다. 지금의 우리 세대의 젊은이들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학습과 성찰이 부족하다. 사회에 대하여는 비판적 안목을 갖고 있지 못한데 사적 관계에서는 영리하다 못해 영악하기까지 하다. 
  우리 사회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적 안목을 가지고 고치려는 노력보다는 잘못된 사회적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궁리와 노력만을 할 뿐이다. 이래서는 비전이 없다. 마음의 문을 열고 서로 뭉치고 세대간의 대화와 화합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지나친 개인주의로 사회에 등 돌리고 자신만 잘된다면 무슨 상관이냐는 태도는 옳지 못하다. 사회가 틀어지면 개인의 역사라는 것도 결국에는 틀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여러 가지 정책으로 논란이 많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런 문제들에 무관심한 젊은이들이 많다. 하지만 그들 역시 지금의 문제들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예전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 중 이런 내용이 있다. 
  “역사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위대한 힘을 가진 자는 극소수이지만, 그 가운데 작은 일부를 변화시키는 일은 우리 각자의 노력으로도 충분히 이룰 수 있습니다. 이런 모든 노력이 합쳐질 때 바로 이것이 우리 세대의 역사를 새롭게 펼칠 것입니다.
인류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용기와 신념에 찬 무수히 다양한 행동들입니다. 한 사람이 이상을 옹호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운명을 개선하기 위해 행동하거나 부정과 맞서 싸울 때마다 희망이라는 작은 파문을 일으킬 것이고, 이 파문은 백만 개의 서로 다른 에너지와 용기의 중심에서 일어난 파문들과 교차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파문들이 모여 조류를 형성하면 마침내 어떤 억압과 저항의 높은 장벽도 휩쓸어 버릴 수 있습니다.”
  개인의 역사와 개인이 속한 사회의 역사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지금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잘못들을 고쳐나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우리 모두가 힘을 모은다면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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