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에겐 매력적이다 인기 많겠다 동성에겐 재밌다 쿨하다 어르신껜 귀엽다 살갑다 (아이는 접할 일이 없으니 패스) 는 말을 흔히 들어요.
왜냐면 그렇게 보이는 방법을 열심히 노력했거든요.
사람들과 함께면 늘 밝고 명랑하며 재밌는 캐릭터에요. 그래서 낯을 가린다는 건 다른 사람 얘기일 뿐이고, 인상이 좋아서 면접관에게도 괜찮게 통하곤 했습니다.
여기까진 장점이에요.
반면, 저는 그런 제 자신을 유지하는 게 버겁습니다. 밝음이 있으니 어둠이 있는 게 당연하나, 그 대비가 좀 심한 편이에요. 밝은 에너지를 쏟아내고 돌아와서는 모든 것이 귀찮고 기운이 없어서 씻는 것도 힘이 듭니다.
이런 반복이 견디기 힘들어서 저는 조직생활을 길게 유지해본 적이 없어요. 대부분 단타입니다.
그리고는 번호를 바꾸고 잠수를 몇 개월씩 타요. 그 기간 내내 아무데도 나가지 않고 계속 집에서 폭식과 구토를 반복합니다.
그러다 다시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연을 맺고 유지하려 노력해보지만 또 다시 무너지곤 합니다. 네, 다시 혼자가 되어 모든 연락을 끊어버리는 거죠.
이런 자신이 싫어서 고쳐보려고 심리상담을 받아보다가 직접 공부도 해봤지만 나아지는 건 없었습니다. 학업으로는 오히려 환멸을 느꼈고 상담은.. 제가 너무 웃기만 하는 거죠. 힘든 얘기도 슬픈 얘기도 어려운 과거도 제 입으로 나오면 코믹해지는 겁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다루기로 한 다음 회기부터 저는 상담과 학업을 모두 중단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저는 늘 혼자에요. 외롭지만 힘들진 않습니다. 누굴 만나는 게 더 힘들어요. 아니 막상 닥치면 잊으니, 문 밖에 나가는 게 어렵다는 말이 맞을 겁니다.
그저 제가 이상하단 것과 섭식장애의 습관이 걱정이 되고. 그간 끊어버렸던 좋은 사람들에게 전할 수 없는 미안함과 다시금 세상으로 나갈 수 밖에 없는 두려움의 상태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