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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가 생각나서 잠못 이루는 밤
게시물ID : freeboard_13511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동우동우
추천 : 0
조회수 : 20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9/14 04:37:39

왜 이러는 지 모르겠지만 오늘 그때의 기억이 너무 많이 나서 새벽 두시 부터 잠이 오지 않아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그때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하지 않으면 잠을 못 잘 거 같아서요. 그래도 시간이 많이 지났다고 생각하는데 아직도 왜 이러는지.. 

제목을 생각보다 낭만적으로 지은 것 같은데... 
제목에서 처럼 낭만적인 사연은 아닙니다. 

그 때의 기억을 떠올려 그냥 한풀이나 하고 싶어 글을 씁니다. 
오늘은 그때 기억이 계속 나고, 그 때 나와 있었던 사람들에게 원망이 되어 잠이 오지 않네요... 
오늘 한풀이 한번 해봅니다. 

저는 지금 서른입니다. 
저를 잠 못들게 하는 그 때의 기억은 스물 네 살 때의 기억입니다. 

저는 대학교를 다니는 동안 군대를 가지 않았습니다. 
그때 당시 저는 박사까지 공부를 하고 싶어서 군대를 가지 않겠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다 얘기 해 놓은 상황 이었습니다. 
그리고 졸업을 하고 석사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석사에 진학을 하면서 제가 평소에 따르던 교수님의 연구실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 교수님은 젊은 교수님이 셨고, 항상 열정이 많았고, 일을 좋아 하셨습니다. 
그런 교수님 밑에서 공부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저의 잘못된 선택이 아니었나 생각이 됩니다. 

석사생이 되면서 부터 저의 지옥 같은 시간들이 시작되었습니다. 
일요일 부터 금요일 까지는 10시 전에 퇴근을 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토요일 하루만 편하게 쉬었고 다른 날에는 전혀 수지 못했습니다. 

사실 10시면 빨리 퇴근하는 거였습니다. 
보통이 새벽 2시에 퇴근했고, 아침에 10시까지 오지 않으면 꾸지람을 들었습니다. 
어떤 때는 3일 동안 퇴근하지 않고 계속 일 한 적도 있습니다. 
이런 생활을 계속 하다 보니 나름 처음에 큰 포부를 가지고 석사 공부를 시작했지만 견디기 정말 힘들었습니다. 

석사생들이 해야할 일들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주변에 석사생들 있으면 힘내라고 해주십시오. 
석사생들이 해야할 업무는 3가지로 나뉩니다. 

1. 공부
2. 프로젝트
3. 잡무 + a

(아.. 참고로 저는 공대생입니다. 글솜씨를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공대생입니다. )
공부는 당연히 석사생들이 해야하는 일입니다. 
과목수는 학사 때보다 적지만 학사 때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프로젝트는 내 학비요, 내 생활비의 원천이 됩니다. 
당연히 열심히 해야죠. 
잡무는 정말 많습니다. 이것 때문에 야근을 해야 했죠... 
낮에 잡무 처리하느라 공부나 프로젝트 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잡무에는 참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영수증 처리, 학부생 수업 준비, 교무 업무 처리, 시험 체점 등 다양합니다. 

여기서 영수증 처리는 정말 힘듭니다. 
영수증이 엄청나게 많이 나옵니다. 
여기서 되는 것 안되는 것 다 구분해서 분류하고, 회식용으로 사용한 것, 그외 사용한 것 등등 다 분류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고, 영수증 마다 서류를 만들어야 합니다. 

하... 
이건 정말 너무 짜증납니다. 
교수님께서 영수증 보내주면 20~30개 뭉텅이로 주십니다. 
그날은 일 다한 겁니다. 

제가 그때 일할 때 다른 학교 교수님과도 같이 일을 했는데 다른 학교 교수님께서 사용하신 영수증도 제가 처리했습니다. 
이것 또한 정말 짜증나는 일입니다. 

카드 사용내역은 있는데 영수증은 안오는 경우... 
영수증을 잃어 버린 경우...
등등... 
영수증 그때 서식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

일이 많고 그런건 괜찮았습니다. 

절 가장 힘들게 한건 제 바로 위의 선임이었습니다. 
제가 있던 연구실에는 저 그리고 그 선배 둘 있었습니다. 
선배는 저보다 1년 먼저 들어온 선배였습니다. 

그 선배도 공부 열심히 하고 열정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잘 알고 지내던 사이는 아니었지만 열심히 사는 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다 연구실 선후배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선배는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한동안 연구실에서 라꾸라꾸에서 자면서 살 정도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뭐 저렇게 유별난 사람이 있나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제 바로 위에 선배인게 저에게 어떤 영향이 미칠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군대를 다녀온 것도 아니고, 사회 경험이 많은 것이 아니어서 몰랐던 것이죠... 

저도 일을 열심히 하는 성격입니다. 
제가 맡은 일은 끝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좀 많이 열심히 합니다. 
열심히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조금 고지식 합니다. 
아니 많이 고지식 합니다. 

한번은 스터디를 하던 때였습니다. 
보통 1장에서는 쉬운 개념에 대해 간단하게 나온다는 걸 아실 겁니다. 
공대의 책들은 예제도 많이 나옵니다. 

저는 개념이 이해가 되면 예제를 한두개 패스하고 넘어 갑니다. 
아마 보통 다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선배.. 
같이 스터디할 때 1장 하는 중에 제가 만든 발표 자료에 예제가 몇개 빠져있다고 잔소리를 시작합니다. 
개념이 쉬워서 뺐다라고 하니 제가 어떻게 예제가 중요한지 안 한지 아냐는 겁니다... 
그런데 그 책을 보면 누구나 그런 예제 궂이 공부 안해도 내용 다 아는 겁니다. 
예제도 간단해서 궂이 집고 넘어 가지 않아도 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걸로 저에게 1시간 설교를 합니다. 
아.. 정말 짜증났습니다. 
예제 몇개 넘어 간걸로 저는 다시 그 자료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얼마나 고지식 한지... 아 나도 고지식 한 편인데 이 인간은 정말 답이 없었습니다. 

스터디야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그때 당시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눈치 없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눈치 없지 않았습니다. 
식사하러 가면 남들보다 먼저 수저 챙기고, 사람들 주문 뭐할지 물어봐서 주문도하고, 제가 뭐든 막내가 해야할 건 먼저 하면 했지 느리게 하지 않았습니다. 
눈치 없다는 얘기를 들으니 듣기가 정말 싫어서 아 안듣게 해봐야지 하고 열심히 했습니다. 

회식을 가면 이 선배 나한테 피드백을 줍니다. 
매번... 
내가 뭘 잘못 했고 뭘 잘했는지 등등...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전 정말 잘했습니다. 

지금 나이 서른 먹고 생각해도 그다지 잘못한게 없다고 생각됩니다. 

에피소드 하나를 얘기 하면 
회식 날이었습니다. 
그날은 사람이 좀 많았습니다. 6~8명 정도 됐던 것 같습니다. 
그때 인원이 많아 2개의 테이블을 붙여서 자리를 않았습니다. 
저는 한쪽 끝자리에 앉게 되었습니다. 
앉자 마자 늘 하던데로 수저를 돌렸습니다. 
그때 졸업한 선배도 왔었는데 졸업한 선배랑 저랑 같이 일하는 선배랑 동기입니다. 
그래서 수저를 줄때 제 바로 위 선배에게 먼저 주게 되었습니다. 
이걸 보더니 선배가 똥씹은 표정하더니 회식 끝나고 도 뭐라고 합니다. 
아~
뭐 이런 인간이 있나... 

이런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가끔 저도 화가나서 이 선배랑 말다툼을 하는 경우가 자주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선배는 내가 욱하는 성격이 있다고 하네요... 

자기가 한건 생각 안하면서... 

뭐 아무튼 

저는 일도 힘들고 같이 일하는 사람도 힘들게 해서 정말 죽고 싶었습니다. 
옥상에서 담배를 피면서 떨어질까 말까를 몇번 고민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한참 하던 와중 금요일이었습니다. 
일이 많기는 했는데 금요일이라 10시에 일찍 퇴근하고 싶었습니다. 
10시가 일찍이라고 할 수 밖에 없던 현실이었죠... 하... 

아무튼 10시에 퇴근하려고 선배한테 간다고 하러 갔는데 10시에 간다고 열심히 안한다고 설교를 시작합니다. 
아... 이때 정말 석사 그만 둬야겠다는 생각했습니다. 
그 사람이 하는 얘기를 한귀로 흘리면서 들으면서 저는 그만둔다는 생각을 계속했습니다. 

얘기 다 끝나고 집에 가면서도 그만 둔다는 생각만 계속 되풀이 했습니다. 
정말 지옥 같았습니다. 
저 선배가 미친 인간 같았습니다. 

바로 다음주에 교수님 찾아뵙고 그만둔다고 하고 자퇴했습니다. 

제가 그만 둔다고 하니 그 선배 제게 미안하다고 하네요.. 
몇일 이따가는 제가 하던일 맡아서 일 많다고 저에게 또 뭐라고 하네요... 
나중에 또 자기 때문에 그만 둔거 같아서 미안하다고 하네요... 
저는 그때 너무 순진해서 아니라고 얘기 했습니다. 

그때 저는 꿈 많던 학생이었습니다. 
박사도 하고 싶었고, 할 수 있다면 교수도 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전공한 분야에서 누구보다 잘하고 싶었습니다. 
치열하게 열심히 하고 싶었습니다. 

그때 그게 힘들어서 그만 두었네요... 
그만 두고 이제 군대를 왔네요. 
지금 장교로 와서 월급도 받고 일해서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 

그 선배는 지금 유학가서 박사학위를 위해서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하네요... 
난 그 선배 때문에 힘들어서 내 꿈을 버렸는데... 
억울하고 화가나네요... 

오늘 정말 잠이 안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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