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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해석학적 순환일 수도 있습니다만..
게시물ID : freeboard_15613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구윤
추천 : 0
조회수 : 27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5/30 19:53:12
그저 우연의 일치일지도 모르지만 
혹시나 하는 노파심에 글을 남겨봅니다.

제 인생은 굴곡이 심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심하구요.
항상 시련이 닥쳤고 그 후에 극복을 하는 그런 삶이었습니다.

운이라는 게 없었습니다.
운에 걸면 절대 되는 일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한 만큼은 결과가 나오는 삶이었습니다.
정도를 걷지 않고 요령을 피우면 항상 실패했습니다.

1년이 넘는 신체의 고통끝에 한국에 돌아왔고 2년이 넘어가는 현시점 고통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정리를 하고 한국에 있고 싶습니다만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서만 지내는 자식 때문에 나날이 여위어 가는 어머니를 보고 있자니
저보다도 더 많은 풍파를 겪으신 분께 할 일이 아닌 것 같아 
아픈 몸을 이끌고 미국으로 돌아갑니다.

3년 전에 패기 넘치던 신입사원이 이제는 책임질 일도 생기고 해서
엄청 무섭습니다 솔직히... 제가 그럴 능력이 안되거든요.
그래도 짤리더라도 일하다 짤리자는 심정으로 갑니다.

서두가 길었습니다... 네 죄송합니다 이게 다 서둡니다.
본론은 사실 짧습니다.

1. 제가 있는 곳은 언제나 시련이 옵니다. 하지만 그걸 극복합니다.
2. 한국에 있을땐 IMF가 터졌고 온갖 사건이 터졌지만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 힘을 모아 그걸 극복해 냈습니다.
3. 미국에 있을땐 가자마자 2007년 2008년 금융 문제가 터졌고 조금씩 회복해 나갔습니다.
4. 제가 있던 학교도 큰 타격을 받아 많은 분들이 정리해고 당했지만 제가 졸업할 즈음 대부분 복직하셨습니다.
5. 미국은 누구도 예상 못했던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맞이합니다.
6. 제가 한국에 없던 9년동안 한국 사회는 나락으로 떨어져만 갔습니다. 빈부격차는 심해지고 갈수록 사람들의 마음에서 여유가 사라져만 갔습니다.
7. 제가 작년 10월에 휴직을 하고 한국에 돌아오자 곧 최순실 비선실세의 상황등이 조명을 받으며 우리나라는 곪은 상처를 도려내기 시작합니다.
8. 그렇게 제가 없는 사이 미국의 제가 있던 지역은 유례없는 비소식이 있었습니다. 가뭄이 심한 지역이라 처음엔 모두 환영했지만 지나치게 많은 비로 후에는 문제가 많았다 합니다.
9. 또, 그렇게 제가 없는 사이 미국은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선출하네요..
10. 제가 있는 한국은 다행히도 탄핵에 성공하고 좋은 대통령을 선출하여 이제 시작이지만 조금씩 희망이 보입니다.

대충 그림이 그려지나요?
물론 우연의 연속일 뿐일 수도 있습니다.
통계학적으론 말도 안되는 일이겠죠.

그냥...그냥 정말 혹시나 하는 맘에 적고 갑니다.
아니면 그냥 재밌는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파괴왕 주호민 작가님 처럼요.

적어도, 이렇게라도 말하고 가면 한국에 계신분들이 좀더 긴장을 하고
겨우 되찾은 우리의 권리를 위해 노력하고 주시하고 지키시지 않을까 해서 남기는 것일 뿐입니다.

내일, 5월 31일, 저는 출국합니다.
또...우연의 일치인지 뉴스에서는 어떤 분이 그날 입국하신다네요.
6월 1일부터 제가 없는 한국을 지켜주세요.

20170530_193934[1].jpg

저와 함께 태평양을 건널 세월호 기념품을 마지막으로 글을 마칩니다.
타국에서도 기억하고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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