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 이야기 #1.
몇날 몇일 잠이 오지 않아 밤을 새고 출근 후 비몽사몽 생각 없이 앉아있다 퇴근해 집에 오면
또 꿈에 대한 잡념으로 잠이 오지 않았다.
가만 누워 있다, 문득 정리가 필요했다.
기억을 더듬어 내꿈의 시작을 그리 어렵지 않게 기억해낸다.
거의 대부분, 아니 아예 기억이 안나는 어린시절
기억이라봤자 어차피 들은 이야기들을 영상화 시키는 것 정도일 것이라 생각 되는 그 때쯤
좀 더 정확히는 초등학교 1,2 학년 쯤 시작 되었다.
거의 기억나지 않는 그 때인데 내 꿈의 시작은 너무도 또렷이 기억난다.
당장 오늘 점심에 뭘 먹었지도 기억 못하는 내가 30 년이 지난 꿈의 시작을 기억하는것이 참 신기하다.
내 꿈의 시작, 초등학교 1,2 학년 쯤 꾼 꿈은 터미네이터 영화 속 전쟁 씬에 들어와 있는것 같은 그런 배경에서
어린 내가 뭔가에 쫒겨 도망가는 꿈으로 시작 되었다.
꼬맹이였던 나는 무언가에 쫒겨 엉엉 울며 뛰었다, 정말 미친듯이 뛰었다.
주위는 핏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폐허 속에 나는 뛰고 또 뛰었다.
포탄이 터지는 굉음과 죽어있는 사람들을 헤치며 뛰던 중 누군가 작은 나를 낚아채 안아 폐허 속 기둥 뒤 구석에서
쪼그려앉아 숨었다, 그는 나를 품에 안고 괜찮다며, 괜찮다며 이제는 괜찮다며 꼭 안아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할아버지.
내가 제일,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내 할아버지였다.
나는 할아버지 품에서 할아버지 옷깃을 움켜쥐며 포탄소리와 비명 소리를 견뎌냈다.
이게 첫 꿈이였고, 시작이였다.
이 꿈을 시작으로 내 꿈은 이어지기 시작했다.
거의 30 여년을.
몇일 전 이 첫 꿈에 너무 큰 비밀을 깨우친 난 혼란스런 마음에
어딘가에 정리를 하고 싶었고 오유에 시간이 날 때 마다 조금씩 정리를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