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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몰카찍은 아저씨를 붙잡은 이야기.
게시물ID : soda_13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실행취소
추천 : 19
조회수 : 4395회
댓글수 : 24개
등록시간 : 2015/09/12 06: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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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하고서 처음 쓰는 글이 이런 이야기네요. 욕이 조금 들어가있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한 대학교에서 게임관련 학과에 다니고 있는 남학생입니다.

사건 당일 날짜는 6월 29일 월요일의 아침이었는데, 저는 학교에서 밀린 과제를 작업하느라 밤을 새고서 집으로 가기 위해 대학교의 후문으로 나오는 길이었습니다. 

아침이라서 그런가 차도 별로 다니지 않고, 주변에 사람들도 없지는 않았지만 많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헤드폰을 좋아하다보니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크게 듣고서 집으로 가는 길이었는데, 앞쪽에서 3~40대 정도로 보이는 아저씨 한 분과 여대생 두 분이 뭔가 얘기를 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교양과목의 과제로 대학교 주변 내외에서 길에 다니는 사람들에게 설문조사라던가 하는 일도 있으니, 그 설문조사를 하시는건가 싶어서 그냥 슥 지나갔습니다. 하루 넘게 잠을 못자서 피곤하다보니 자취방으로 얼른 들어가 잠을 청하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도 빠르게 했습니다.

헌데 30초 정도 길을 가니 방금 본 아저씨가 거의 뛰다싶이 걸어가면서 제 옆을 슥 지나갔고, 누군가가 제 왼쪽 어깨를 툭툭 건드렸습니다.

누군가 싶어서 고개를 돌아보니 방금 전에 본 여대생 두 분이었습니다. 헤드폰을 벗고 목에 걸고서 무슨 일이시냐고 물어봤는데.

"저 아저씨가 저희를 도촬한 것 같아요, 핸드폰을 보여달라고 했는데도 보여주지를 않네요."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가 했습니다. 밤을 샌 뒤라서 정신이 몽롱한 상태이다보니 반응이 즉각적으로 오지 않더군요, 이 때 아저씨는 이미 저만치 멀리 가면서 앞에서 오른쪽으로 45도로 꺾인 골목으로 들어가고 있어서 남은 한 여성분이 쫓아갔습니다. 

" 죄송하지만 저희들 좀 도와주시겠어요? "

이제와서 정말 이 여대생 분들에게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사실 입대 이전, 약 4년 전에 다른 지역에 있는 번화가에서 한 여성분이 남성분에게 자기를 도촬했다고 난리를 치다가 저에게 도움을 청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때 적극적으로 도움을 드렸고, 경찰에 신고까지 했는데 사실은 여성분이 오해를 했던 것으로 들어나 제가 사과를 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그 일을 겪은 뒤에 비슷하게 겪는 일이라서 그런지. 처음에는 주의하면서 조금 거리를 두자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부끄럽습니다만.
어찌 되었든 그 당시에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래도 이런 일에는 빠르게 경찰에 연락을 하는게 낫겠다 싶어서, 핸드폰을 들고 112번호를 누르는 순간,

아저씨가 골목길로 도망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 아. 시발 저 새끼 빼박캔트다. '

이렇게 생각하면서 전속력으로 달려갔습니다. 제가 어물쩡거리다가 놓친거라고 생각해서 더 열심히 뛰었습니다. 얼마 되지 않는 거리이기는 했지만 자칫하면 놓칠 수도 있는 거리였는데, 저 골목길은 제가 자취방도 있는 대학생들이 많이 지내는 원룸길이었습니다. 

5초 정도 뛰어가니 도촬범의 맞은편에 한 남성분이 보였고, 먼저 도촬범을 쫓아간다고 갔던 여대생 분이 저 아저씨 좀 잡아달라고 소리를 쳤습니다.

갑자기 부탁을 받은 상황에서도 남성분은 빠르게 이 사람이다 라고 제대로 판단하고, 마주뛰어오는 도촬범과 좌우로 왔다갔다 하면서 견제하다가 아저씨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고 붙잡았습니다.

붙잡은 뒤에 남성분이 경찰에 연락을 했고, 여대생 분들도 모두 와서 도촬범에게 핸드폰을 보여달라고 했는데, 계속 안찍었다고 잡아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경찰에 연락하는 남성분이 경찰에게 여기 위치를 알려주기 위해 주변에 있는 건물을 둘러보길래 저도 같이 둘러보고 바로 맞은편 편의점의 가맹이름을 말하고 있었는데,

도촬범이 이번에는 달려온 길의 반대편으로 갑자기 도주를 했습니다. 그 때 제가 도촬범과 제일 가까운 위치에 있어서 이건 제가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필사적으로 뛰어가 그 아저씨의 옷을 붙잡았습니다. 이 때 제 목에 걸어놓았던 헤드폰이 떨어져서 망가졌습니다.

가뜩이나 밤을 세워서 신경도 날카로운데, 구매한지 4개월 채 되지도 않은 비싼 헤드폰이 떨어져서 망가지기도 해서그런가, 그 아저씨의 귀를 붙잡으면서 

" 귀 찢어지고 싶어? 시발 왜 도망가. " 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제가 말하고 저도 놀랐던게 분노에 차서 그런가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저, 그리고 경찰에 신고를 마친 남성분과 함께 도촬범의 양 옆으로 서서 옷을 붙잡고 있었습니다. 중간중간 도망칠려고 발악을 하려는지 옷 좀 놓으라고 하고 소리를 빽빽질러댔는데. 당연히 놓지 않았습니다. 여대생 두 분도 도착해서 핸드폰 보여달라고 말하고, 왜 안보여주느냐고 말싸움을 하는 사이에 경찰이 도착했습니다.

경찰분들이 도착했는데 이 도촬범은 경찰 왔으니 놓아달라고 말했지만 우리들이 전혀 놓을 생각이 없자 주머니를 뒤져 담배를 꺼내더니(팔이 아니라 옷을잡고 있었습니다. 지금생각하면 이상하지만) 담배를 피기 시작하더군요, 어이가 없어서 벙 찌고 있다보니 경찰차 운전석과 보조석에서 경찰 두 분이 내리시더니 한 분은 여대생 두 분에게 사건의 얘기를 듣고 계셨고, 한 분은 도촬범에게 다가가 험악하게 인상을 구기시더니.

" 담배 안꺼? "

이 한 마디 듣고서는 도촬범은 바로 담배를 끄고, 그 뒤로 순순히 핸드폰도 경찰에게 건네고, 경찰차 뒷좌석에 같이 탑승을 했습니다. 

다른 경찰분은 여대생 두 분에게 사건얘기를 다 들으신 뒤, 저와 같이 도촬범을 붙잡았던 남성분에게 신고자가 누구냐고 물어보길래 남성분이 답하셨고 이름과 전화번호를 물어보고 답한 뒤, 모두에게 맘 고생이 심하셨을텐데 오늘 강의 있으시면 푹 쉬시고 마음 추스리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겉으로도 정말 뭐라고 해야할까. 편안하게 생기셨다고 해야할까요. 그런 경찰분이 말씀하셔서 가뜩이나 열받아있던 마음이 확 사그라들었습니다.

그 뒤로 경찰분이 여대생 두 분에게 사건에 대한 자세한 얘기를 위해서는 서로 가야하는데, 혹시 바로 들으셔야하는 강의가 있으시냐고 물어보니 1시간 뒤에 강의가 있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강의 듣고 오셔도 괜찮으니, 오늘안에 잠시 서에 들려주시면 됩니다.'고 말씀하시고는 경찰차 운전석에 타시고 출발하셨습니다.

그렇게 마무리 되고 저는 헤드폰이 떨어진 곳으로 가서 헤드폰을 가지고 돌아온 뒤, 남성분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얘기를 하고, 여대생 두 분에게는 큰 도움이 안되서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두 분은 별 말씀을 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저는 처음의 제 태도도 그렇고 정말 큰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해서 정말 죄송했습니다. 

여대생 두 분께서는 저에게 전화번호도 알려달라고 하시길래, 후에 서에서 진술서 같은 것도 쓸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바로 알려드렸습니다.

그리고 이 이후에 어디로 가시냐고 물어봤더니 남성분은 알고보니 대학원생이어서 바로 대학으로 들어가야하고, 여대생 두 분은 아침 강의가 있어서 가야하는데, 일이 이러니 교수님에게 말씀드리고 서에 가야겠다고 하셨습니다. 저에게도 이후 일정이 어찌 되냐 물으시길래 밤새고 와서 이제부터 자러간다고 하고 마지막까지 서로 계속 인사를 하면서 헤어졌습니다.



여기까지의 직접 겪은 것을 쓴 이야기입니다만. 다시 읽어보니 제가 제대로 그 도촬범샊.. 아니 도촬범이 망하는 꼴을 보았어야 정말 사이다였겠다 싶네요.

사실 그 이후로 이 얘기를 주변인에게 말하니, 헤드폰이 부서진건 그 도촬범에게 물어달라 할 수 있지 않느냐. 라고 했는데.

구매한지 얼마 되지않은 헤드폰이다보니 무상수리가 되어서 그냥 넘어갔습니다. 사실 귀찮기도 하고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오유에서 매번 눈팅만 하다가 그 때 당시 쓰고있던 헤드폰을 보고 갑자기 생각이 나서 회원가입을 하고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게시글도 올려보고 댓글도 달며 활동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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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날짜가 있던 이유가 사실 이렇게 카톡이 왔었습니다. 오렌지 자몽은 맛있게 먹었습니다.
위 사진은 문제가 될시 삭제하겠습니다.


실수로 사이다 게시판이 아니라 멘붕게시판에 올렸었네요;; 다시 올렸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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