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하게 이 사람만은 믿었던
정말이지 사랑했다 싶었던 사람이
정말이지 '나쁜 사람이었다'는 걸 느끼게 된 하루.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내일 내 전화와 내 손으로 직접 해고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해 버린 하루.
그런 마음으로 혼술을 하게 됐습니다.
오늘 같은 날 술 한 잔은 독이다라는 생각으로
편의점에서 4개 만원 하는 해외맥주 코너도 그냥 지나쳤는데...
집에서 뒤늦은 저녁이나 먹자 싶어서 꺼낸 라면이...
안주가 되어 버렸네요.
끓여먹든 부셔먹든
라면만한 녀석이 없는 것 같습니다.
라면 무시하지 마세요.
천원 남짓한 액수로 이렇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음식
몇 없습니다.
아... 라면 한 봉지와 함께 몇 병째 술을 마시고 있는 줄 모르겠네요.
그저 혼술하고 있는 밤입니다.
많은 감정들이 오가고
내일은 또 더 많은 감정들을 느껴야만 하는 두려움이 앞서는 밤이네요...
초라한 혼술상을 만들어 놓고선
제 마음을 감정이입 시키고 있는... 초라한 밤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