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는 참 밥 맛이 없어요.
우리끼리는 해군에서 예산 다 몰아쓰고 남는 찌거기 우리한테 줘서 그렇다고 궁시렁 대기도 했어요.
근데 정말 형편없어요. 다행인건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조류 파동나면 일주일 내내 닭 나오고 그랬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나왔어도 옳타구나 하고 먹었을 것 같아요.
딱 한번 일인당 닭 한마리씩 나왔던 적이 있는데, 그 무서운 선임들도 그때만큼은 그냥 먹기 싫으면 버리라고 했어요.
어느 정도냐 하면 나무 껍질을 씹는 육질이었어요.
치킨은 살코기가 없어요. 먹은 것도 없는데 뼈만 남아요.
처음 자대 배치 받았을때, 너무 배고파서 커다란 국통에 하얀 건더기만 둥둥 떠 있길래 마구 떠서 먹었는데
그게 비계 였답니다. 살코기는 분리되어 가라앉은건지 아니면 원래 없었던 건지...
병장들만 삶은 계란 하나 더 먹을 수 있고, 흰 우유 하나 더 먹을 수 있는데 그게 왜 그리 간절했는지
제대하고 매일 삶은 계란 10개, 우유 1리터 2통씩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21세기 군대였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