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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의 "내가 다시는 개 키우나봐라!"글을 보고 생각나는 우리 검둥이썰
게시물ID : animal_1821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내똥은칼라똥
추천 : 4
조회수 : 42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6/02 15:58:20
이 글은 개고기나 기타 육류를 안좋아하시는 분들이 보신다면 불편할 수 있는 글일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직장생활때문에 경기도에서 거주하고 있지만,

저는 세상에 나와서 청년이 될때까지 전라북도에 있는 시골에서 살았었음.

시골에 살면서 집에서 기를 수 있는 동물은 거의 다 길러본것 같음.

개,고양이,소,돼지,염소,오리,닭 등등 잠깐이지만 고라니도 있었음.

저희 집에서 동물을 기르는 목적은 따로 농장을 하거나 그런게 아닌 그냥 저희가 길러서

잡아 먹으려는 것이었음.

그 이유는 할아버지께선 고기를 좋아하셨는데, 밥상에 고기가 안 올라와 있으면

식사를 안하실정도로 고기를 좋아하셔서 아버지 월급만으로는 부담스러웠는지

'어차피 이래도 고기 저래도 고기 정육점에서 사오지 말고 그냥 길러서 잡아먹자'라는 생각 같았음.

농사 또한 마찬가지로 저희가 먹을만큼만 했었음.

아무튼 특히 개를 많이 길렀는데 그중에서 가장 생각나는 개는 검둥이였음.

머리부터 발 꼬리까지 다른 색은 없고 오로지 검은색만 있는 개여서

제가 검둥이라 불렀었음.

검둥이는 엄청 똑똑했는데, 농담이신지, 진담이신지 잘 모르겠지만 저희 아버지께선

"뭔 개가 사람인 너(저)보다 똑똑하냐. 이런 개만도 못한놈아"라는 말씀은 제게 많이 하시곤 하셨었음. ㅠㅠ

고양이 빼곤 식용을 목적으로 기르는 동물들이다보니, 따로 정을 주거나 하면 안된다고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는데,

검둥이는 정말 정이 많이 가는 행동을 많이 했었음.

밥은 꼭 저희 어머니께서 주는 밥만 먹었고, 저희 누나나 제가 간식을 먹고 있다가 검둥이가 보이면

조금 나눠줄려고 해도 검둥이는 누나랑 제가 먹는 간식은 안먹었음.

고양이를 기르는 이유는 시골집이다보니, 쥐가 많았었는데 쥐를 잡기 위해서 길렀는데,

그때 당시 기르던 고양이보다 쥐를 많이 잡았던 것 같음.

꼭 쥐를 잡으면 식구들이 칭찬해줄때까지 잡은 쥐를 물고 다녔었음.

검둥이는 할아버지,할머니,아버지,어머니,누나,저 이렇게 여섯 식구중에

저를 제일 잘 따라다녔었는데 그 이유는 잘 모르겠음.

학교 마치고 당시 운동하던 체육관에서 운동하고 오후 5시쯤 됬는데.

버스타고 마을 회관 앞에서 내리면 항상 검둥이가 마중나와 있었음.

어쩌다가 버스를 못타거나 친구들과 놀다 늦게 들어오면 그때까지 저를 기다리고 있었음.

할아버지 말씀으로는 어디서 놀다가 제가 집에 오는 시간만 되면 마을 회관 앞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함.

제가 학교 다닐적에는 토요일은 오전 수업만 했고 체육관은 안가는 날이라서 일찍 집에 오는 날에도

항상 마을 회관 앞에서 마중을 나와줬음.

제가 살던 시골집은 보일러가 아닌 온돌이어서, 항상 나무를 해와야 했음.

평소때는 할아버지,할머니,어머니께서 해오시는데 토요일과 일요일은 항상 내가 가야했음.

특히 겨울방학에는 체육관에서 운동이 끝나면 매일 제가 가야 했음.

시골 사시는분이나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이 사셨던 분은 한번씩 들어 봤을 법한 이야기인데

"밤 늦게 돌아다니면 범이 홀려서 잡아간다" 라는 이야기 들어보셨을 거임.

저는 산에 올라다니니 할아버지 할머니께선 

"산에 범이 한마리 살고 있으니 산에서 누가 부르거나 하면 뒤 돌아보지 말고 산에서 내려와라 뒤 돌아보면 범이 홀려서 잡아간다.
 범은 사람 흉내 내면서 산에 올라다니는 사람들 잡아먹고 산다. 밤에는 마을까지 내려와서 잡아먹으니까 밤에 돌아다니지 말아라."

라고 제게 항상 겁주고는 하셨음. 그래서 어릴때는 산에 올라다니기 항상 무서웠었음.

하지만 검둥이가 오고 나선 안무서웠는데, 제가 항상 산에 올라갈때마다 검둥이는 저를 따라왔음.

처음부터 따라오는게 아닌, 어디서 놀다가 제가 산 초입에 들어서면 어디선가 나타나서 저를 따라왔었음.

그리고 산에 올라가 지게를 놔두고 나무를 가져오면 지게 앞에 가끔씩 꿩을 사냥해 오곤 했었음.

이런 검둥이를 보곤 할아버지께 아버지와 저는 할아버지를 설득하려고 했었음.

검둥이는 식용 목적으로 기르던 개였고, 다른 개들과 다르게 똑똑하고, 정도 많이 들다보니

식용으로는 절대 못하겠다는 생각을 아버지와 저는 동시에 가지고 있었음.

할아버지께선 아버지 말씀은 들은 척도 안하려고 하셨지만 세상에서 제일 이뻐하는 장손까지 합세하니

할아버지께선 저 모르게 검둥이를 잡으려고 하셨는데, 그때는 또 검둥이가 어떻게 알았는지

어디로 도망가서 저와 함께 나타나니 할아버지께선 계속 기회만 노리고 계셨었음.

저희 마을에는 한달에 한두번씩 개장수가 옴. 스피커로 "개 삽니다~ 개 사요~"라는 소리를 쩌렁 쩌렁하게 울리면서.

다른 개들은 그 소리를 들을때마다 짖어대는데, 저희 검둥이는 어디로 도망가고 제가 불러도 안옴.

그러던 어느날 그 날 따라 개장수가 스피커로 "개 삽니다~ 개 사요~"라는 방송 없이 저희집 앞을 지나가게 되었음.

그 때 개장수와 우리 검둥이가 눈을 마주치되 됬는데, 갑자기 검둥이가 방방 뛰면서 잘 안짖던 검둥이가 미친듯이 짖어대더니,

산으로 도망을 가게 되었음. 그 후로 검둥이가 약 사흘이 지나서야 산에서 내려왔는데,

덫에 걸렸는지 아니면 가시에 찔린건지 한쪽 눈에 피가 떡이 되어서 내려왔음.

저는 그런 검둥이 한쪽눈에 떡이된 피를 물로 씻겨주고 며칠을 지켜봤는데 결국 흰자위만 남게 되버림.

한쪽 눈을 잃은 검둥이는 예전과 같이 않았음. 저를 따라다니는건 계속 되었지만

개장수와 눈이 마주쳐서 바보가 된건지 아니면 한쪽눈을 잃어 제대로 활동을 못하는건지 모르겠지만,

쥐를 잡지도 않고 산에 올라가면 꿩도 안잡아오게 되었음. 그냥 흔히한 주인 잘 따르는 평범한 개가 되었음.

이걸 보신 제가 학교간 사이 저희 할아버지께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먹으로 유인해봤는데,

평소때는 안먹혀 들던 유인작전이 성공을 하게됨. 결국 검둥이는 본래의 계획으로 식용 목적 개가 되어버림.

이걸 모르는 저는 평소와 같이 체육관이 끝나고 마을 회관에서 내렸는데 검둥이가 안보이는걸 알음.

저는 별 생각 없이 "또 개장수랑 만났나?"라는 생각으로 집에 옴.

그 날 저녘 반찬에는 보신탕이 올라와 있었음. '설마?' 라는 생각이 들었고 할아버지께 검둥이 어디 갔냐고 여쭤봄.

할아버지께서는 모른다고 하심. 할머니께 여쭤봄. 대답을 안하심. 아버지께 여쭤봄. 아버지 말을 돌리심.

이 때 눈치를 체고 저는 밥 먹다 말고 뛰쳐나감. 그 무서워 하던 산에 올라가서 "검둥아~ 검둥아~"를 계속 부르며

찾아다녔음. 그렇게 한참을 찾고 다녔는데 아버지께서 걱정되셨는지 저를 찾아 산에 올라오셨음.

결국 검둥이는 찾지 못했고, 저는 이 날 이후로 한참을 할아버지와 얘기도 안하게 되었음.

어린 저는 너무나 큰 상처였고, 할아버지께 많은 실망을 하게되었음.

그 후로도 많은 개와 동물들을 기르고, 약 2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검둥이는 아직까지.

또 제가 나중에 나이가 들어 생을 마감할때까지도 검둥이는 잊을 수 없을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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