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라는 건 사람을 참 겸손하게 만드는 직업이겠다. 백 퍼센트 이해할 수 없는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네가 본 걸 우리에게 전달해야 하고, 그럼 우리는 오직..
- 저도 알아요.
앤젤리가 내 말을 받아서 끝맺었다.
- 제가 쓴 기사로만 그들의 삶을 판단할 수 밖에 없겠죠.
- 그럼 네가 우리한테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거네. 우리는 너에게 의지하는 거고. 책임이 막중하구나.
- 이 일을 하다보니 좀 냉소적으로 변했어요. 이제는 제가 읽는 기사들조차 대부분 안 믿게 됐거든요.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안 하는 기자들이 너무 많아요.
자기 의견에 더 관심이 있고, 자기들이 원하는 답으로 유도할 만한 질문들만 취재 대상에게 던진단 말이에요.
- 그럼 누구를 믿어야 할지 아주 신중하게 판단해야겠구나.
- 맞아요. 그리고 저부터 정직하고 정확한 기사를 써서 사람들이 저를 믿게끔 해야 돼요.
* 말기 뇌종양과 사투를 벌이는 생의 끝자락에서 옛 제자들을 찾아 미 대륙을 횡단한 저자가 남긴 이야기로,
기자가 된 한 제자와의 대화 - 삶의 끝에서 (어느 교사의 마지막 인생 수업) / 다비드 메나세 / 문학동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