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떠올리곤 한다
우리가 무엇이며, 어떤 세상에서 살고 있는지
문명이 수 세기 동안 발전한 끝에
인간은 진화하였다, 로봇으로
우리는 유년 시절 갖고 있던 하얀 웃음도 잊고...
잡다한 법칙들만 외우며 살고 있지 않았느냐
영혼은 회색 안개처럼 흐려지고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른 채
머리만 비정상적으로 큰 채로 살고 있지 않았느냐
꼭 머리에 수은 전지를 단 로봇마냥
우리는 누군가의 필요에 의해 제조와 개조를 거친다
그 중 자기가 로봇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하나가
오늘 밤 옥상에서 떨어져 죽어도
터져버린 머리의 수은을 흘겨보며 잠시 안타까워했다가는
다시 라인에 서 제조되기를 기다린다
우리는 존재가 아닌 그런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