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논의를 시궁창으로 끌고가라]
우리 역사를 무한정 확대하여, 티벳도 우리땅, 중앙아시아도 우리땅, 인도도 우리땅, 예루살렘도 우리땅으로 주장하라.
근거로 지명과 환단고기 등의 내용을 견강부회하고 확대하여 예로 들어라.
일반인이 보기에도 그런 주장이야말로 헛소리임이 분명하도록 계속 반복하라.
우리역사를 확대하여 긍정적으로 보려는 시각이 광신자의 헛소리로 귀결될 수 있음을 암시하라.
밤에는 우리민족에 대한 광신을 휘갈기고 낮에는 상식의 칼로 광신자를 혹독하게 비난하라.
광신과 비난 속에서 일반인들이 신물 나도록 하라. 일반인들이 아예 관심을 갖지 말도록 유도하라.
저 곳이야말로 개들이 싸우는 진흙탕으로 만들어라. 진실을 향한 노력의 출발을 좌절시켜라.
밀리지 마라. 한 발 씩 밀리기 시작하면 끝이다.
진실은 사서와 야사와 시와 유물과 지명변천과 한자전주원리들의 객관적이고 종합적이고 자주적인 해석 속에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언제 다 비교하고 분석하고 종합하고 앉아있나?
컵에 물이 반 밖에 없음과 반이나 있음을 구분짓는 역사관.
역사관이야말로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지만 밥법이는 역사관하고는 무관하다.
컵에 물이 반이 있는 것과 컵에 물이 반 밖에 없는 것이 우리가 월급받는거 하고 무슨 상관이 있나?
밥벌이를 위해서 현재 자리를 잘 지켜라.
내 자리를 지키고 나를 보호해줄 후배와 제자를 키워라.
주관이 강하고 현실에 의문을 던지는 싹이 노란 자들을 제거하라.
논문통과와 학교와 연구소의 자리라는 밥벌이 수단이야말로 강력한 무기다.
실수를 인정하지 마라. 이번의 실수가 다음의 성공이 될지 어찌 알랴? 버텨라.
거부하고 무시하고 비난하고 사소한 것을 트집 잡아서 논점을 흐려라.
어차피 과거를 정확히 아는 것을 불가능하다.
이래도 말이 되고 저래도 말은 된다.
잘못한 부분이 있겠지만 잘못했다고 인정할 필요가 없다. 인정하면 더욱 공격받을 것이다.
역사는 사실과 해석의 줄 타기이다. 역사를 완벽하게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실을 인용하지 않아도 되고, 거짓을 몰래 집어넣어도 되고, 해석을 하지 않아도 되고, 해석을 과잉되게 해도 되고, 해석을 과소하게 해도 된다.
살길은 많다. 방법은 무수하다. 우리의 변명은 끝도 없다.
반대에 대한 반대를 위한 방법은 너무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