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 제안’ 18개 과제
지난 5월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6개 보에 대해 상시 개방을 지시하자 충남도는 즉각 환영입장을 발표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기자들과 만나 “(충남도는)2011년부터 금강수계 모니터링을 해왔고 정부에 4대강 보 개방을 제안했다”며 “제안을 대통령이 수용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5일 노후 발전시설 조기 폐쇄와 일시 가동중단 등을 담은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 발표 직후에도 충남도는 “노후 발전시설 가동 중단과 조기 폐쇄로 대기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반겼다. 지난해 7월 안 지사가 “석탄화력발전소 오염 저감시설 강화와 증설 중단 등으로 미세먼지 배출량을 절반 이하로 줄이자”고 제안한 미세먼지 대책을 정부가 수용했기 때문이다.
충남도는 지난해 9월부터 올 3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충남의 제안’을 정부에 제시했다. 제안에는 환경과 복지·농업·정부혁신·중소기업 분야 18개 과제가 담겼다. 주요 과제는 ▶특별지방행정기관 지방 이양 ▶물 위기 현장에서의 효과적인 대응체계 마련 ▶전력수급체계 개선 ▶4대강 사업으로 훼손된 하천생태계 복원 ▶지방자치 취지에 부합하는 관할구역 조정 ▶미세먼지 대책 ▶공공형·국공립 어린이집 확대 등이다.
안 지사는 지난 1월 16일 ‘충남의 제안Ⅱ’를 발표하면서 정부에 ▶4대강 사업으로 훼손된 하천 생태계 복원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의 지시보다 4개월가량 앞서 보 개방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이다. 당시 안 지사는 “보 갑문을 상시 개방해 유속을 현재 3배로 늘리고 수질과 생태계 문제”를 해결하자고 촉구했다.
충남의 제안 18개 중 15개 과제가 주요 정당 대선공약에 반영됐고 새 정부 공약에도 대거 포함됐다. 충남도는 정부의 세부 국정과제에 제안들이 반영되도록 청와대·국회·중앙부처를 상대로 설득에 나섰다. 중앙정부는 세 차례의 ‘충남의 제안’이 지방정부가 주도적으로 현안을 발굴, 국가 정책화를 이끌어 낸 성공적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충남도가 제안한 18개 과제 중 12개는 입법이 필요하다. 이 가운데 4개 과제는 국회의원 입법발의 후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공공요금 할인 등 2개 과제는 입법안을 마련, 올해 말까지 발의될 예정이다. 시급한 현안인 대기환경 과제는 ‘석탄화력발전소 주변지역 대기환경 특별법 제정(안)’으로 발의된 상태다. 연안·하구 생태복원 과제는 지난해 12월 서산 고파도와 서천 유부도 폐염전 생태복원 시범사업이 국가계획에 반영돼 본격 추진됐다.
충남도는 새 정부 출범으로 환황해권 경제시대 개막이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동서횡단철도와 장항선 복선전철 등의 조속한 추진을 약속했다. 충남 서해안권역을 해양 신산업 거점으로 육성하는 등 현안을 해결하겠다고도 공약했다.
이들 사업이 조기에 추진되면 충남이 환황해권과 환태평양권을 연결하는 물류·교통의 거점으로 부상하게 된다. 또 해양라이프케어단지와 가로림만 국가해양정원 조성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서해안을 배경으로 새로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중앙정부의 정책을 단순히 집행하는 차원을 넘어 현장에서 해법을 찾고 전국적인 차원에서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해왔다”며 “이들 제안이 국정과제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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