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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소리내 울지 않는다 - 송호근
게시물ID : readers_135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파스타리안
추천 : 0
조회수 : 78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6/16 21:56:28
솔직하게, 책을 끝까지 다 읽고 든 감정은 연민이었지만, 그 사이에 올라오는 감정은 역겹다 였을 것이다. 
50대, 베이비부머, 사실상 우리 아버지나 어머니인 것이고, 그들의 수고와 노력, 치열한 삶을 모르진 않는다. 하지만 역겹다는 감정이 치고 올라왔다.

 책은 사회과학서가 아니라 에세이였다. 나-베이비부머 세대였고, 분명 성공한 축에 속하지만, 다른 베이비부머 세대가 안고 있는 동일한 문제들을 안고 있는-는 어떻게 살아왔나,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장황한 이야기 들이었다. 기실 아버지와 술한잔 하면서 들어도 완벽하게 똑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 들이었다. 

 책에서 역겹다 라는 생각이 든 이유는 한국을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은 과정을 체험한 세대로 자신들을 산업화의 역군으로 포장하면서, 동시에 IMF이후 몰락해 버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현실에 절망하는 부분이었다. 

 나도 안다. 이건 어느정도 나의 열등감이 반영된 독서고, 책에서 그거에 대해 불평을 하기 보다는 그래서 우리는 소리내 울지 못하지만 서럽게 운다 라고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그렇게 몰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위로는 부모를 봉양하고 아래로는 자식들을 양육한다. 부모의 봉양은 막대한 의료비 지출로, 자식의 양육은 막대한 교육비 지출로 이루어지며 이는 커다란 경제적 부담이 된다. 

 역겹다. 라고 생각한 이유는 어쩌면 이들의 이러한 희생이 당연하다고 생각함에 있어서 일지도 모른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누누히 이야기 하듯이 대한민국의 최대호황기를 누린 세대다. 그때 그들은 사치와 낭비를 하는 대신에 자신들을 대신해 사회를 계속해서 만들어 나갈 시스템을 만들었어야 한다. 반값 등록금, 노인 복지 증가, 그런걸 만들기도 전에 IMF가 터졌다. 물론 IMF를 온전히 베이비부머 세대의 탓으로 돌릴순 없다는건 안다. 알지만, 이 감정은 어찌할수 없는것 같다.

 그들은 소리내 울지 않는다. 그들은 인생의 단물을 맛보고 지금 쓸개즙과도 같은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다. 하지만, 하지만 나는 어쩌지? 인생의 달콤한 시기란게 없는 나는 어쩌냔 말이다. 이런 생각이 든다. 

 나가며, 이 책을 읽을 시간에 차라리 아버지와 대작하면서 이야기를 더 나누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이 책은 다분히 사실적이며, 베이비부머 세대의 특성을 잘 들어내주고 있다. 이 책은 정말 잘 쓰여진 책이고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아버지와 한마디 더 나누는것이 좋다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사족 하나만 더, 그들은 소리내 울지 않는다. 그래서 뭐 우리는 소리내 울고 있는데 왜 아무도 우리 울음소리를 들어주지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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