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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논리에 대한 단상
게시물ID : history_281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프대위
추천 : 0
조회수 : 46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6/05 20:21:49
베스트에 올라온 "일본이 한국을 싫어하는 이유"라는 글을 보고 댓글을 달며 생각하다 짧게 적어봅니다.

일본은 자국의 잘못을 국가 간의 갈등으로 끌고가길 좋아합니다. 특히 과거사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한국과는요.
이런 식입니다. 위안부 문제는 '한국의 억지'이다, 위안부 협상을 통해 '한국 정부'와 불가역적으로 해결했다.
강제 징용 문제 역시 한일 수교 당시 '한국 정부'와 합의하여 보상한 문제이다.
일본은 피해자를 얘기하지 않습니다. '한국' 혹은 '한국 정부'를 얘기하죠.
엄연히 말해서 한국 정부는 피해자를 대리할 뿐 피해자는 따로 있는데요.

그런데 문제는 한국 역시 민족주의(그것도 군사 독재 시절의 파시즘 냄새가 잔뜩 풍기는)가 팽배한 나라라서,
일본 외무상이 저런 말을 하면 네이버 댓글창이 뜨거워집니다. 일본의 저런 억지를 민족에 대한 모독으로 생각하는 거죠.
틀린 얘기는 아닙니다만, 야후재팬이든 네이버든 '피해자'라는 존재가 사라진다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으로서는 이득입니다. 피해자가 사라지니 가해자도 실체가 흐려집니다. 이제 문제는 국가와 국가의 것으로 치환됩니다.
국가 대 국가의 문제라면 쉽습니다. 우리나라와 다른나라의 싸움이면 우리나라에 마음이 쏠리는 게 사람 심리거든요.
한국과 일본 같이 전체주의 색체가 강한 나라면 더 그렇고요. 그렇게 일본의 권력층은 자국에 대한 비판을 외부로 투사하고,
국제 사회의 비난 역시 국가 대 국가의 갈등이라는 프레임 속에 숨음으로써 회피하려 합니다.

일본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 '일본'과 '한국' 사이에 '위안부'라는 문제로 다툼이 있다.
일본인은 물론 많은 한국인도 이 문장에서 '한국'이라는 단어에 집중하며 감정적인 분노를 쏟아내기에 바쁩니다.

그런데 사실은 아닙니다. 강제징용, 특히 위안부 문제가 중요한 것은 '일본'이 우리나라 '한국'에게 그런 짓을 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문제의 실체는 이겁니다 : 일본이라는 '국가 권력'이 자신들의 '체제 유지'를 위해서 힘없는 '개인'을 '반인륜적' 상태로 몰아넣었다.
일본이 그랬든, 미국이 그랬든, 한국이 그랬든, 누가 누구에게 그랬든 이건 비난해야 하고 반성해야 하고 사죄해야 하는 일입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일본에 사죄를 요구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일본은 '한국'이 '일본'의 사죄를 요구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피해 입은 '개인'들이 당시에 그런 만행을 저지른 '국가 권력'의 사죄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옳고 그름을 가르기에는 너무나 자명하기에 일본 정부가 그렇게 숨기고자 하는 문장이지요.

앞에 게시글에서 나온 헌법의 문제도 같은 식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3.1운동이 헌법 서문에 명시될 정도로 중요한 것은, 이땅의 민중들이 자신들의 주권을 주장하며 일어난 최초의 사건이기 때문이지,
단순히 규모가 큰 반일운동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4.19 혁명이 헌법 서문에 바로 이어 나오는 것이고요.
(사실 일본에는 이런 역사가 없지요. 패널들이 이해를 못하는 것도 이해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조심해야합니다. 일본의 억지를 보며 감정적인 화를 내는 건 일본의 권력층을 도와주는 꼴밖에 되지 않습니다.
항상 냉정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일본과 한국이 아니라 전체주의적인 국가권력과 그 아래서 억압받았던 민중의 문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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