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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입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게 사람이라니 (스포)
게시물ID : sisa_9529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flavorbor
추천 : 15
조회수 : 105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6/06 08:57:09
 
안녕하세요!
요즘 한참 영화 '노무현입니다' 가 흥행가도를 (ㅎㅎ) 달리고 있죠?
저도 어제 아침에 보고 와서 여러 오유 분들이 올려주신 후기며 뒷이야기들 차근차근 읽어봤어요.
영화에 이어 또 한 번 감동의 물결이 밀려왔습니다......
좋은 영화일수록 서로 많이 이야기 나누고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어요.
그래서 저도 스포가 될 수 있지만, 조금은 짧지 않은 글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블로그에 먼저 올린거라서 반말인 점은 감안해주시면 좋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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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만 보아도 눈물이 났다. 고개를 뒤로 젖히고 호탕하게 웃는 그분의 모습.
포스터만 보아도 생각이 났다. 맞아, 저런 사람이었지. 저렇게 웃는 사람이었지.
어제는 갑자기 스터디가 파토났고 나는 대학가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았다.

'노무현입니다'
이 영화는 전주국제영화제 시네마 프로젝트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다.
작년에 내가 활동했던 팀이었기에 (물론 내가 대단한 일을 한 건 아니었지만) 조금은 뿌듯했다.

N프로젝트라는 가명으로 만들어졌던 이 영화.
이미 세상을 떠나버린 그를 기억하는 일도 우리는 마음 편히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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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열정 가득한 정치인이었던 노무현이 대선후보가 되는 과정을 주로 다루고 있다.

그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더 큰 힘을 원했고 그래서 대선에 도전장을 냈다.
민주당은 처음으로 국민참여경선을 실시했고 그로 인해 전국을 순회하며 표를 얻기 위한 노무현의 대장정이 시작되었다.

첫 번째 제주 경선에서는 예상하던 대로 3위의 성적을 거두었다. 이후 두 번째 울산 경선이 중요한 포인트였다.
영남 출신인 노무현이 표를 최대로 얻어야 하는 곳이었고, 여기서 가능성을 보여줘야 다음 광주 경선에서 영남 표를 가져올 수 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때부터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열렬한 지원과 선거운동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활동하고, 버스를 대절해서 경선장을 돌아다니고, 대의원들에게 한 장씩 편지를 보내고.

세 번째 광주 경선에서는 무난한 3위를 기대하고 있었다고 한다. 한화갑 후보의 출신 지역이자 호남이었으니까
 하지만 당당히 맞서 싸우겠다는 노무현의 간절한 외침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이들의 운명처럼 늘 비주류였던 노무현에게 자신들을 비추었기 때문이었을까.
광주는 노무현에게 1위를 선물했다. 이후 충청 경선에서는 동향 출신이었던 이인제 후보가 압승을 거두었고 전세를 역전당했으나,
이어서 강원, 인천, 영남에서 승리를 거두며 마침내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되었다. 그리고 제 16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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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노무현을 기억하는 사람들.
그들에게서 듣는 인간 노무현, 정치인 노무현.
울먹이며 말하는 그들 탓에, 끝내 말을 잇지 못하는 그들 탓에 나 역시 입을 막고 꺽꺽 울 수 밖에 없었다.

노무현, 그가 스스로 세상을 저버린 날,
나는 그날 마침 아파서 학교에 가지 못했다.
병원에 가는 길이었는데 서점을 지나가던 차에 뉴스소리가 들려서 발걸음을 멈추게 되었다.
노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고. 나는 노태우인지, 노무현인지 알 수가 없어서 오랫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맞아, 그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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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했던, 상고 출신이었던, 사법시험에 합격했던, 인권변호사였던, 정의의 편에 서고자 했던, 바위에 계란을 마구 던지던, 넓고 푸른 꿈을 꾸던, 그 꿈을 채 이루지 못하고 스스로를 마감해버렸던, 바보, 바보, 바보, 노무현.

그의 마지막은 비극이 분명하다. 그는 외로웠고 억울했고 미안해했다.

하지만 분명, 분명히 순간들이 있었다.
종로 지역구를 박차고 부산으로 내려갈 결심을 했을 때, 지역주의를 타파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가득했을 때.
지지율 한 자리수였던 타 지역 후보를 믿고 표를 준 광주 경선의 기적이 이루어졌을 때.
당신의 꿈이 나의 꿈이오, 하며 못할 것 없이 앞장서 나섰던 든든한 노사모들이 있었을 때.
국민 앞에 엄숙히 그리고 당당히 서서 성실히 일하겠다, 책임을 다하겠다, 다짐했을 때.
다시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간 그를 좋아보인다, 참 잘했다, 반겨주고 손 흔들어주던 이웃을 만났을 때.
세상 떠나는 길에 선 그를 붙잡고, 보내지 못한다, 울며 종이비행기를 날리던 수많은 사람들을 보았을 때.
그때도 그는 비극이었을까. 아니다. 그는 아름다웠다. 이토록 아름다워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노무현, 당신만 아름다웠던 것이 아니다.
당신은 당신 곁을 지키던 수많은 사람들까지도 아름답게 만들었다.

노무현으로 인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반성하게 되었던 안기부 직원. 노무현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자신의 인생을 걸었다던 참모. 내 아이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노무현의 삶을 통해 가르치겠다 말하던 아버지. 노무현의 운명을 끝내 자신의 운명으로 얽어맨 30년 동지. 노무현을 위해 난생 처음 해보는 일들, 구차하고 힘든 일들 묵묵히 해내던 평범한 사람들.

사람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는가.
당신, 노무현, 이렇게 아름다워도 되는가.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다.
노무현의 삶이 불행하고, 그의 죽음이 안타까워서 자꾸만 울어대는 것이 아니다.
닮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던 당신이 가끔은 정말 너무 많이 보고 싶어서 우는 것이다.


(아 다 쓰고보니까 영화게시판도 있었네요... 혹시 문제가 된다면 말씀해주세요 ㅎㅎ)







출처 - 네이버 영화 '노무현입니다' 포토
- 노무현 감동만화 '종이비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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