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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게시물ID : freeboard_15671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털가릿
추천 : 3
조회수 : 30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6/07 02:44:51
오랜 이야기가 생각 납니다.
지금으로 부터 십 삼 사년전 갓 스무살이었던 어느 날이었어요
놀기에만 바빳고 노느라 정신 없던 시절 집에는 손을 벌리기가 눈치가 보이기도 하고 그렇다고 일을 하기에는 너무 놀고싶었어요.
그래서 누나에게 돈을 빌렸어요.
한푼 두푼 빌리다보니 빛도 늘어났고 군대도 가야하는 상황이라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친구의 소개로 들어가게된 땡땡 텔레콤 무료 컨텐츠를 받아주는 알바였어요.
건당 700원 이게 많이하면 좋겠지만 그때 당시만해도 상당히 내성적이었던 저에겐 너무 힘든 일이었어요.
하루 6개 9개 12개 이정도로 했었어요.
12시 출근 7시 퇴근.. 뭐 시간당 1.5개정도 했던것 같아요.
이러다간 빛을 갚기는 커녕 버스비 밥값도 못벌게 생겼더라구요.
그래서 내성정인 성격도 바꿀겸 그리고 돈도 벌겸해서 정말 열심히 사람들과 말도 많이걸어보고 친해지고 했던것 같아요
이 시기가 낮선 사람에게 말을 제일많이 걸어봤던것 같아요.
지금 하라면 못하겠어요...
하면 된다라는 말처럼 진짜 되는거에요.30개 50개 100개 진짜 많이 했던날은 150개도 해봤어요.
와.... 하루 10만원 넘게 번거에요.
아침 일찍부터 막노동을 나가도 하루 6만원에 10피로 때고나면 제가 가져오는 돈은 5만4천원 이었는데 이것보다 더 잘 벌었어요
매일 평균 100개씩은 했던것 같아요.
30일 평균을 내면 210만원 정도 되는데 이게 에러율이 또 있어서 에러율이 많이 나오면 그 프로테이지 만큼 까이긴 하지만 그래도 많이 받았던것 같아요.
정확히는 기억이 잘 안나요. 
누나에게 빌렸던 돈도 다 갚았고 친구들에게 맛난것도 사줬고 군대 가기전엔 집에 냉장고 한대 기부하고 갔으니까요.
6개월 정도 일해서 할껀 다 하고 갔어요. 하하
옆에 엘땡 텔레콤 에서 나레이터 모델 누나들이 나레이션 하고 삐에로 아저씨가 가끔 와서 풍선도 만들어 주고 하더라구요.
이때가 서로 텔레콤끼리 뺏어오기 하던 시절이라 이런 행사가 많았어요.
옆 나레이터 누나들과도 많이 친해지고 장난도 치고 길가다 마주치면 서로 아는척도 하면서 잘 지냈었어요.
또 어느날은 교복을 입은 고등학교 애들이 휴지를 빌리길래 빌려줬는데 이유가 한 아이가 코피가 쏟아져서 빌렸던거에요.
그래서 그 코피를 쏟았던 아이의 별명은 야동이 되었어요. 야동을 너무 많이봐서 코피 쏟은거냐며 막 웃었거든요.
4명의 여고생이었는데 정말 많이 친해졌어요.
매일매일 놀러왔어요. 그럼 저와 같이 일했던 형 두명과 누나 한명은 공부 안하고 또 왔냐고 타박하면서도 잘 놀았어요.
그리고 우리가 알바하던 그곳에서도 나레이터 모델을 가끔 썻었는데 그 누나는 꿈이 돈을 모아서 지하상가에 옷집을 차리는 거리고 했어요.
그 누나와 정말 많이 친해졌었는데 누나가 가끔 고민 상담도 했었어요. 그때 갓 21살 이었을때 였었는데...
이야기도 잘 들어주고 많이 웃어줬어요. 가끔 전에 일하던 곳에서 전화가 와서 통화하고 온 후에는 누나가 힘이 없어보일때가 많아서 힘내라고도 해주고 초콜릿도 주곤 했었어요. 일한곳에서 돈을 못받고 그랬나봐요.
그 누난 참 키도 170 가까이 되 보였었고 얼굴도 참 예뻣어요. 그리고 말하는게 참 제스타일 이었어요.
천천히 그리고 조곤조곤 말을 했거든요.
어느날은 일 끝나면 뭐하냐고 묻길레 집에 간다고 했죠. 그러니까 옷사러 가는데 좀 봐달라는 거에요. 밥 사준다고...
그때 뭐 집에가서 할것도 없고해서 알았다고 했죠.
은행동에서 일했으니 은행동 어느 옷파는 건물에 갔어요 한참을 고르고 옷을 입어보고 봐달라고 하고 이건 아니다 좋다 해줬죠.
이런 저런 이야기도 많이하고 저한테도 티 한장 사준다는데 거절했어요.
부담스럽기도 하고 곧있음 군대 가기때문에 필요 없기도 했구요.
저녁은 깔끔한 중식당에서 맛난거 먹고 그랬어요. 커피 이런건 지금처럼 막 활성화 되있던게 아니라 그냥 걸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고 헤어졌어요.
그리고 평소와 같은 나날들이 지나다가 저는 곧 군대를 갔구요.
전역 후에는 뭐 다들 연락이 끊겼고 다들 잘 살겠지 하며 살다가 은행동에 머리하러 갔다가 집으러 가는 지하상가에서 우연히 지나가는 그 누나를 보았어요. 달라진 모습은 없었지만 좀 더 밝아보였어요. 
아는척 하고 싶었지만 용기도 나질 않았고 날 모르면 어쩌나 걱정도 했구요 뭐 제가 변했다면 많이 변하긴 했어요. 살이 10키로가 쪘으니까요.
군대가서 정상 체중이 되어서 나왔어요. 너무 말랐었거든요.
꿈을 이룬걸까요? 
그냥 행복해 보였어요.
꿈을 이뤘길 바래요. 아니 이뤘을꺼에요 그때 자신감이 넘쳤었거든요.
그냥 그때가 생각나서 끄적여봤어요.

비도오고 그냥 감정이 이상해서 예전 생각도 나고 해서요..

좋은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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