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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7일
게시물ID : animal_1825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너하트
추천 : 3
조회수 : 22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6/07 22: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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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 딱 지났다. 작년 이때 너는 돌연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사실 갑작스런 헤어짐은 아니었다. 날이 갈수록 지쳐하는 너의 모습과 부푸는 복부. 차오르는 숨을 고르며 잠조차 이불로 턱을 받치지 않으면 들 수 없을만큼 위급한 너의 헤어짐은 굳이 이날이 아니더라도 가까운 시일내에 벌어졌을것이다. 아니, 그날 저녁에 잠을 자는것처럼 헤어짐을 고했을수도 있다. 그만큼 너는 하루하루 지나가는것이 아닌 견뎌내고 버텨내는 것으로 생명을 유지했다.

 나는 여전히 너에게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그날 내가 좀더 너에게 관심을 가졌다면 너는 그렇게 허망하게 가지 않았을것이다.옆에서 같이 있어줘야했는데 그러지 않는 나를 용서해다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선명하게 떠오른다. 파랗게 질린혀, 감지 못한 두눈. 마지막 힘을 쥐어짜 이불보 위로 가려했던 너의 몸.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1년이 지나 많이 무뎌졌지만, 가끔 꿈속에서 너가 나올때, 문득 너의 순수한 행동이 보고 싶어졌을때, 너와 같이 나이 먹은 노견이 쓰러지는 장면을 볼때. 억지로 슬퍼하지 않아도 눈물이 찬다. 그렇게 눈물 한방울 흘리면 조금이나마 너를 기억했다고 생각을 하며 스스로의 추억을 곱씹어본다.

 여전히 1년이 지난 오늘도 나는 너가 보고 싶다. 6월 7일이 다가오면서 자꾸 너의 생각이 났다. 언젠가 너의 헤어짐이 자연스럽게 느껴져 더 이상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내가 너를 수많은 기억 덩이 밑에 깔아놓았다면 꿈속에서 한번 짖어주었으면 좋겠다. 간식을 든 내 손을 바라보며 해바라기를 하는 너의 표정이, 애교라고 관심이라고 이불이나 팔뚝을 발로 툭툭 건드리던 너의 행동이, 얌전히 배위에 엎드리고 나를 빤히 바라보다 잠을 자던 너의 버릇이. 꿈속에서라도 다시 떠올려졌으면, 만났으면 싶다.

 오늘밤, 꿈속에서 너를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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