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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있었던,버스이야기ㅣㅣ
게시물ID : bestofbest_135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기린반유딩,
추천 : 318
조회수 : 10089회
댓글수 : 7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06/09/05 21:46:03
원본글 작성시간 : 2006/09/03 09:49:46
막차버스를 겨우 잡아 타고서 잠깐 잠든사이, 버스에 있던 그 많은 사람들이 모두내리고 저와 버스기사분만 남아있었습니다. 막차를 운전하시던 버스아저씨. 이제껏 버스를 몰며 많이 힘드시고 심심하셨나 봅니다. 앞좌석도 아닌 뒷 자석에 앉은 제게 '학생 나와 얘기 좀하지' 라고 조금은 투박한 대구의 억양을 살린 듯 말을 건네셨습니다. 학생, 교복입고 그렇게 늦게 다니니까 안힘드냐고 학교생활 후회말고 잘다니라고 공부가 전부는 아니지만 학생은 참하게 생겼으니 아빠같은 심정이 들어. 라고, 거울?....... 그 뒤를 보는 그걸로 저를 살짝 보시고는 허허 웃어보이실 때, 왜 그렇게 부끄러운지. 머리가 히끗히끗 하시고, 말투나 억양이 딱 봐도 저의 아버지뻘이셨는데.... 그래서 그런지 절 걱정해주면서 조언아닌 조언을 해주시는게 많이 울컥했다고나 할까요. 오히려 제게 그렇게 물어봐 주었을 때, 고개를 숙이게 됐어요. 사실, 많이 놀다가 이렇게 늦은거라고. 부모님께 연락도 못드리고 늦게까지 놀다가 막차를 타는거였는데... 많이 부끄러웠는데, 허허 웃으시던 아저씨 얼굴에다 대고 그렇게 차마 말할 수 없어서..... (사실 변명?)............. 조금은 뒷자석에 앉은 제가 아저씨의 말동무가 되드리기 위해 조금 앞좌석으로 옮기려던 찰나, 옆눈으로 누군가 지나가는게 이 버스를 타려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사람은 180도로 시야확보가 된다고 하지않습니까, 저는 앞을 봤지만 옆에 살짝보이는게 느껴졌........다고나 할까요;) 일어서는 순간 누군가 뒤에서 투다닥 하고 빛의속도로 달려오는걸 보았는데, 버스아저씨는 못본 듯 열었던 앞문을 닫으려 했는데 일은 그 때 터진거죠............. 앞문을 거의 닫은 그때 아주머니가 타야겠다는 집념하나로 얼굴을 드미셔서 끼이게 된겁니다T_T* 0.15초의 순간동안 오만 잡생각이 나갔어요, 저 아주머니를 어떡하지, 꺼내드릴까 지금 너무 민망하실텐데 오히려 화내실까? 아프진 않을까 119? 어차피 앞좌석으로 가려고 일어서있었기 때문에 뭐라도 할 수 있을꺼라 생각하고 아주머니를 도와드릴려고했는데 그때 들린 아주머님의 말씀, "아저씨, 헉헉- 칠성시장가요?" ..... 그 순간 저도 모르게 풉 하고, 어른 앞에서 버릇없게 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아주머니T_T@ 살려달라고해야되는거잖아요ㅜㅜㅜㅜ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버스에서, 순간 할말을 잃은 두 사람(아저씨와 나), 먼저 터트린 제 웃음에 버스기사 아저씨도 금세 '허,이런이런' 이라고 작게 중얼거리곤 앞좌석 문을 열어 괜찮냐고 부축을 해주셨습니다. 막차여서 그런지 뒤에 쫒아오는 버스들이 없어서 버스 정류장에서 한참을 그렇게 아저씨는 아주머님을 부축하며 괜찮냐고 서너차례 물어주셨습니다. 사실, 그 버스는 칠성시장 가는 방향이 아니였습니다. 뒤에서 사람이 오는지 모르고 문을 닫으려 했던 미안함이였는지 칠성시장을 가야하는 아주머님의 집념을 느끼셨는지 어차피 막차였다고, 칠성시장가는 길을 알고있으니 데려다주겠다. 라고 말씀하시던 버스아저씨, 그렇게 기사 멋대로 가는 방향이 아닌데도 버스를 운행해도 되는지, 그렇게 방향을 틀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버스아저씨께서 또 그렇게 허허 하고 웃으시면 될 것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지금 상사되시는 분께 혼나고 계실지도 모르는 아저씨께 따뜻함을 느겼던 어제 하루. 아직 세상은 너무 좋은분들이 많은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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