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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gomin_17092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복수는너나해★
추천 : 0
조회수 : 36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6/11 03:59:21
그를 만난것은 2011년 가을
헤어진것은 2012년 겨울이었다.
길지않았던 만남에도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
싸우고 또 싸우다 헤어졌다.
어쩌면 그래 내가 너무 힘든나머지 일방적으로
버리고 떠나버렸던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붙잡는 사람을 번호까지 바꿔가면서
꼭 생이별을 하듯이.
그래 그게 마지막이어야했다.
더 이어져선 안되는 관계였다는걸 지금에서야 깨달았다.
그와 다시 연락하게 되었던건 그로부터 2년 뒤인
2014년 가을..
그건 지금 생각해도 믿기힘든 우연이었다.
그 우연을 계기로 다시 몇년을 연락하고 지냈다.
아무사이도 아닌 그저 오빠 동생이라는 이름으로
그냥 지나쳤어야 할 사람과 몇년을 이어갔다.
연락하는 내내 그를 두번 만나 저녁을 먹은것외에는
아무일도 없었다.
힘들었다.
왜 이 사람은 날 힘들게 할까 분명히 별로 만나지도 않고
연락 단지 그 뿐인데
몇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알것같다.
그의 관계 유지 방식이 너무나도 자기본위적이었다는것을
그와의 관계에서 나는 한번도 행복할 틈없이
매순간을 불안과 싸워야 했음을
너무도 나약한 사람인 그는
늘 자신의 상처를 내세워 사랑과 보살핌을 받아야
살 수 있을 만큼 불안정했고
그로인해 내 정신이 말도 못할만큼 피폐해져갔다는 것을
어린날의 나는 나의 상처와 아픔은 뒤로한 채
그의 의도대로 그저 기대고 의지할수있는
버팀목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음을
그로부터 얼마나 사람한테 실망하고 질리고
특히 남자들을 보는 나의 시선이 무서우리만치 부정적이고
회의적으로 변해있었는지를 알게되었다.
그와의 관계는 늘 일방적인 감정소모를 필요로 했기 때문에
내겐 그걸 제외한 다른이에게 쏟아낼수 있는 감정이
남아있지 않을 정도였다.
매번 내가 또 뭘 잘못했기에 저렇게 화를 낼까
그런 거짓말까지 지어내야 할 정도로
나는 그에게 무관심한 사람이었나 내가 그렇게 나쁜가
왜 나는 매일 나의 남자친구였던 그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못할까
얼마전까지도 그랬다.
그는 몇년전 그날과 비교하여 하나 달라질것없이
여전히 삶을 힘들어하고 있었다.
그가 처한 현실적 상황이 그를 더 힘들게 할 수 밖에 없었다.
언제나 그렇듯 자신의 가장 연약한 모습을 보여주는것으로
그는 또 한번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것 같았다.
또 아무런 의심없이 손을 내밀었던 나는
매번 맞잡은 손에 숨겨둔 칼에 손을 베이고 나서야
아프다는 사실을 깨닫고 놓기를 반복했다.
사실 아무도 이해못할지도 모른다.
지금 끊어내는 그 조차도 아직까지도 자기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를수도 있다.
돈을 빌려간것도 아니고 몸을 바친것도 아니니까
눈에 보이는 어떤것도 그는 갈취하지 않았다.
그가 내게서 앗아간것은
활기차고 생기있는 삶을 살기위해 필요한 에너지다.
너무 이상한 일이지만 그와의 관계를 유지할수록
그와 별다른 사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의 우울이 내 삶을 뒤흔들고 웃지 못할만큼 힘들게 한다.
이제서야 그 이유를 그가 아닌 내 안에서만 찾으려 했던 내가
얼마나 어리석고 바보 같았는지를 깨달았다.
사귀는 동안에도 내 입장, 내 안위에 대해서는
아무 배려도 없이 늘 그의 방식을 고집했던 사람이었는데
나와의 소통과 감정표현도 전부 나는 안중에도 없던 사람인데
늘 내가 잠을 설치던 피곤하던 말던 자기가 밖에있는 날이면
밤이든 새벽이든 이른 아침이든 본인이 집에서 잠이 들때까지
연락이 되어야하는 사람이었고
언제든 힘들어서 죽겠다는 소릴 아무렇지 않게 했고
당최 무슨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 나는 항상
그 모든것에 전전긍긍했고
그게 너무 힘들고 지쳐서 헤어지자고 하면 그때서야
어린애처럼 떼를 쓰던 그를
어떻게 감히 내 힘으로 감당할수 있다고 생각했던걸까
어째서 그는 내게 그렇게 모든 힘을 빼고
축늘어뜨리듯 온힘을 다해 기댈 수 있었던걸까
어쩌면 나 역시도 죽어버렸을수도 있었을텐데
그는 아직도 모르겠지.
내가 그를 겪으면서 받은 상처와 슬픔을
얘기해도 그는 듣지 않았다.
항상 자신이 더 힘들다는 식으로 모든걸 자기만 이해받고
위로받길 바랬을 뿐이었지.
몇번을 자살한다며 새벽에 전화를 걸어 날 괴롭히고
그걸 말린다며 애쓰는 나를 보고서야 재밌다는듯이 웃으면서
장난이었다는식으로 넘어가곤 했지.
근데 그거 알까
당신과 다르게 나는 터무니없는 소리를 지껄이거나
빈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거
오랫동안 지속되다보니 우스워 보일지 몰라도
농담같이 들릴지 몰라도 난 마음먹었다.
이제 이 다음은 없다고.
그가 아니어도 내겐
애정과 관심을 쏟고 싶은 사람이 너무 많다.
회사든 사석에서든 나는 사람들을 정말 좋아하니까
그들에게 애정을 아낌없이 주고 싶을만큼 사랑하니까
다행이다.
지금이라도 이렇게 허우대만 멀쩡한 암세포 같은
당신을 깨닫고 영원히 남이 될 수 있는 내가 되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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