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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회사 여직원과의 썸씽... #6
게시물ID : humordata_13557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레드레몬
추천 : 19
조회수 : 1343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3/04/11 16:42:28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dfq9a


회사 여직원과의 썸씽... #6


글쓴이 : 레드레몬







"어떻게 만났어?"


"누구?"


"결혼하시는 분"


"아아..."


괜한 걸 물어봤나? 그녀는 잠시 생각 중...




"대학교 때... 내가 술을 좀 많이 마신 적이 있었어.

매번 그럴 때 마다 오빠가 와서 집까지 바래다 줬었거든..."


"그렇구나..."


"든든한 사람이야"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할 수 있었을텐데?"


"충분히 그럴 수 있었지..."




거기까지 대화를 나누고 나서는... 왠지 결혼하실 분이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왜였을까...


만나서 남자 대 남자로서 승부라도 내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




난 턱을 쓰다듬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렇군... 그러니까 주연씨도 그게 좋았던거 아니었을까?"


"물론이지 나쁠 게 없지않아?"


"흠... 그런가...?"


"저번에도 이야기 했지만, 당신도 아직 철 없을 나이의 여자를 꼬시는게 나을 꺼야"


"음.... 난 그런 생각 해본 적이 없는데..."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붙잡지 않아"






"흠... 난 모르겠어. 난 지금 내가 좋아하는 사람밖에 안보이거든... 어떻게 보낼 수 있지?"


"푸핫핫. 연애 초보니까 그런거야. 공부를 더 해야겠군?"


"음..."





이야기를 나누면서 연애 공력이 부족한 것을 뼈저리게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는 나의 연애 코치인 것은 점점 확실해 지는 것 같았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면...


그래도 그녀가 직접 나서서 코치를 해준다는 것이었다.





난... 결혼을 앞둔 처자에게 불똥을 튀긴 것일까...?




그렇다면 언제나 조심해야 할 것 같다... 결혼을 앞둔 사람들에 대해...


아니, 그 보다는 매력적인 사람일 수록 조심해야 할........





"이제 연락 하지마"


"응?"


"연락... 해도 안받을 거야."


"왜... 왜?"


"이것 저것 준비하느라 바쁠테니까"




바쁠 것 같다.


최소한 이것 하나는 확실해져 가는 것 같다.





난 연애 초보자로서... 그녀에게 두근거리는 그 무언가를 아주 뜨겁게 느꼈고...


그녀는 날 가지고 논 것은 아니지만...


최대한 나의 감정을 모두 포용해 주면서 즐겁게 해준 것 같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몇일 동안이었지만, 그토록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 있었나 싶기도 하다...


헌데...



내 속마음은 흑심으로 가득 가득 했다...






"연락... 그래도 하겠어."


"애 처럼 떼 쓰기는... 남자들은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더니 딱 그렇네"


"으으..."


"안받을 거니까 하던 말던 맘대로 해"




약간은 무표정한 그 모습이... 


나에게는 화난 듯하게 보였다.


그리고 그런 생각들은 나의 양심과 뒤엉켜 더욱 날 괴롭혀만 갔다.







그로부터 몇일이 지났고...


그녀의 결혼식은 점점 다가와 갔다.


난... 원인도 모르는 초조함과 불안함...


쓸데없는 객기를 부려 되려 화를 초래한 이 모든 것들에 대해 후회와 반성을 하고 있었다.






'그녀에게 느끼는 이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다... 난 어쩌면 좋지?'


참으로 어리석은...


하지만 사랑에 빠져버린 바보같은 한 인간에게는 헤어나올 수 없는 깊은 배고픔이었다.







"정대리~ 오늘 저녁 시간 되나?"


"으응?"




뜬굼없이 또 회사 옆자리에 나타난 그녀...


그녀의 이런 모습 하나 하나가 너무나 사랑스럽다. 그리고 지금도 그립기도 하다...


"오늘 저녁 시간 있느냐구"


"무... 물론이지"


"오케이 좋아. 이따 봐"






보나마나 뻔했다.


데이트?


데이트가 있을 수 없다. 지금의 그녀에게는...




단지 가벼운 식사이거나 그런 것이겠지... 지금의 그녀에게는...







호프집에는 회사 사람 여럿이 모여 앉아있었다.


약간의 업무로 약속 시간에 늦은 나는 호프집에 들어서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녀의 어깨를 감싸고 앉아있는 저 남자...


그리고 그녀는 그의 품에 안겨 웃고 있다. 해맑게... 언제나 처럼...



잠깐 경계심이 머리 끝까지 쳐 올랐으나...


'내가 왜 이러지...'




정신을 차리고 그 남자를 자세히 뜯어 보았다.


덩치가 산만한데 웃는 건 코알라 처럼 웃고 있다.........




덩치는 나의 거진 두배가 넘는다.


엄청난 거구...





그가 나를 보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안녕하십니까 대리님"


"어익후...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살가운 인사. 나의 경계심이 한순간에 무너진다. 이 사람은 느낌이 참 괜찮다.




"주연이한테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하하하하하하"


"아... 네"



식은땀이 쭈륵 흘렀다. 그 소리마저 들리지 않았을까 조마조마 했다.





범죄같은건 저지르지 않았으나...


어디까지나 그녀의 마음을 훔치려 했던 절도 미수죄가 있지 않은가...


절도 미수죄라고 있나? 여튼... 난 엄청 찔렸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나눴단 말인가...






난 그들이 차려놓은 재미난 퍼즐판 위의 단순한 말이었을까?


거기까지는 어떻게 해도 알아낼 수가 없었다...




커플은 까도 부부는 깔 수 없는...


그런 넘사벽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나에게 단 한마디 말도 걸지 않았다.


내 쪽을 바라보며 웃지도 않았으며, 결혼 전 조촐한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충분히 즐기고 있었다.


최소한 나를 위한 자리는 아니었다.






왠지... 나 자신이 초라해 지고 슬퍼지기만 했다.






"있어봐. 도련님 불러올께"



"어?"




그녀가 나에게 말을 건냈다.


도련님?





곧이어 등장하신 분은...


결혼하실 분의 동생으로서... 날 더욱 놀라게 했다.




그는 자신이 아마추어 레슬러 라고 했다. 학교에서 열심히 고되게 훈련중이라고 ...


덩치는 작았지만, 다부진 몸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참 건강하신 분이군...



갑자기 도련님 되시는 분이 한마디 했는데... 


(곧 대참사가 벌어짐)




회사 사람들은 좋다고 즐기기 시작했다.


500cc 맥주잔에 오이를 얇게 썰은 것을 두개를 넣고서는


소주를 가득 채웠다.




"저희는 가끔 이렇게 마십니다. 안주 따위는 필요 없지요. 오이는 소주의 쓴 맛도 덜어주고요"




당찬 녀석이다. 저걸 인간이 마실 수 있는가 싶었다.






헌데... 이 사람이... 자신이 마실 생각은 않고 타깃을 찾는 듯 했다.




아 뿔 사.....


그는 나를 주시했다.






"드시죠?"


"무엇... 무어ㅓㅁ!@%?"





모든 회사 사람들이 나를 주시했고, 그녀도... 그녀의 남편 되실 분도... 흐믓한 표정으로 날 보고 있었다.




'뭐야... 이게 왜 나한테 온거야 대체 왜?'


마시면 죽을 것 같았던 그 잔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어디선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내면의 무언가를 느꼈다.


속으로는 욕지기가 다 나오면서도... 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나갔다.




'내 연애의 끝이구나'





그것은 단호하고도 어쩌면 상당히 외로움에 지친 한 짐승의 눈물겨운 작은 몸짓이 아니었을까 싶다.






소주는 생각보다 하나도 쓰지 않았다.


"오!!!!!!!!!!! 오이 대박!"



사람들은 웃으며 신나했고, 도련님 되실 분은 뭔지 모르겠지만, 안타까워 하는 듯 했다.






그리고 그녀는... 몇분 뒤 근처 약국에서 컨디션을 한다발 사와서는 각자에게 나눠주었다.


"야 그걸 먹으라고 다 먹냐... 어휴 진짜"


"왜... 맛있구만..."


"이거나 먹어"






이후 술자리에서 느끼는 외로움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직시하고나니 가슴 한켠으로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이제 모든 걸 내려놓자... 그녀에 대한 기억은 나에게 피와 살이 될 것이야...'









몇일 뒤 결혼 식...









세상 누구보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녀,


등이 훔뻑 파인... 가슴골도 그대로 다 드러나는 아주 아주 섹시하면서도 멋진 드레스를 입고 있는 그녀...



당당한 모습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그녀의 드레스... 그리고 그녀의 결혼식...















신부... 입장... 




그녀는 나를 보았을까... 나는 그저 박수만 쳐 대고 있었다.







너무나 멋진 그녀의 모습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광경으로 각인되고 있었다.





























-- 그 후...


그녀에 대한 추억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나는 이미 결혼한 그녀에게 친근하게 대했지만,


결혼 전과는 180도 바뀌어버린 냉대한 그녀의 모습에 안타까워할 수 밖에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아이를 낳았고...


"오~~~ 아기 이쁘다. 고놈 잘 생겼네. 아빠 닮아서 건장한 녀석이야"


"이런.... 얘 딸이거든?"


"헉... 그...그래..? 이쁘다 이뻐 그래도 푸핫핫"




하지만 그렇게 거리를 두면서도 나는 연애 초보자로서의 지위를 망각한 채 자꾸 그녀를 귀찮게 대했고,


그녀는 얼마 지나지 않아 퇴사를 했다.


나 때문이었을까... 고된 육아생활 때문이었을까...






난 나 때문이었다고 단정지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는 것 만이 그녀를 내 안에서 완전히 잊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또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이제 나도 누군가를 만나야 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 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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