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민주당 국민 분노에 '움찔'
여론조사 결과에 " 이 정도일 줄이야"…오늘 광화문 집회에 촉각
이호석 기자
[email protected] ▲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통과시킨 민주당 조순형대표와 한나라당 최병렬대표가 13일 오전 회의를 주재하며 후속 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탄핵안 국회 가결에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다는 언론사 여론 조사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두 당은 오늘 저녁 6시로 예정된 광화문 집회가 향후 민심의 동향을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탄핵안 통과 직후만 해도 두 당은 당장엔 여론이 좋지 않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며 짐짓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12일 "지금 당장이야 좋지 않겠지만 국민들이 상황을 자세히 인식하게 되면 여론도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12일 저녁 방송사들의 여론조사를 비롯해 13일자 조간신문들의 여론조사 결과를 본 야당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한 출입기자는 "70%이상의 국민들이 탄핵을 반대한다는 것과 열린우리당 지지율이 수직상승했다는 보도에 당직자들은 기자들한테는 '예상했던 일'이라고 태연해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속내가 역력했다"고 전했다.
한나라당 역시 움찔하는 눈치다. 12일 탄핵안 통과 직후 한나라당은 한때 축제 분위기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13일 오전에는 당직자들이 조간신문을 놓고 걱정스럽다는 얘기를 나누는 등 당 안팎이 어수선했다. 최 대표도 13일 오전 열린 상임운영위원회에서 여론동향에 대해 직접적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방송3사를 위시해 언론이 나라와 국민을 걱정하는 심정으로 사회안정에 공적 역할을 해달라"며 언론이 여론을 잘 선도해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두 당이 등을 돌린 민심을 설득하기 위해 내놓은 카드는 국정에 진력하는 모습을 보여 혼란을 극복해가는 인상을 심어주겠다는 것이다. 두 당은 모두 고건 총리가 가진 안정성을 부각시키면서 앞으론 정부 정책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 국회 차원에서도 오늘부터 당장 현안이 있는 몇몇 상임위를 열어 국정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같은 전략이 먹혀들지는 아직 미지수다. 두 당은 특히 오늘 광화문 집회가 향후 여론을 흐름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한나라당 한 재선 의원은 "현재로선 당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는 것 같다"면서 "최 대표의 말처럼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만 지금부터 일주일에서 보름간이 총선 등 이후 정국의 흐름을 가늠할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차원에서 오늘 예정된 집회는 이후 정국흐름의 첫 단추가 될 것으로 보이며 규모가 크다면 당으로서는 부담을 안가질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한 당직자는 "일시적으로 여론이 비등할 수 있는 것이고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서도 "앞으로 규모가 큰 집회가 장기화되고 여기에 언론의 관심이 쏠린다면 당으로선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 : 2004.03.13 11:17:59 / 수정 : 2004.03.13 13: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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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가 장기화되고, 언론의 관심이 쏠린다면... 당으로선 어려울 거라고???
좋은 정보 그저 감사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