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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줍과 임보, 입양에 대한 생각.
게시물ID : animal_1356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똘똘이군
추천 : 6
조회수 : 80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7/21 18:36:10
일단 고양이는 생명이다.
게다가 스스로 자립해 살아갈 수 있는 독립된 생명체이다.
또한 모든 생명은 자기에게 주어진 환경에 맞추어 생활하다 그 생을 마친다.

그렇다면 우리가 길거리에서 우리를 따라오지도 않는 고양이를 우리의 양심을 이기지 못해 데리고 오는 것이 옳은 일인가.

만약 내가 그 고양이가 죽는날까지 함께 할수 있다면 데리고 오는 것이야 무슨 상관이 있을까.
엄마고양이가 잘 돌봐주고 있던 다쳐서 목숨이 간당간당하던 새로운 동료를 만나 살게되는 건 그 녀석의 운명이겠지.
(어차피 고양이는 영역동물로 다 자라면 엄마 옆을 떠나야 하고 3개월 이전에 엄마와 떨어져도 나름대로 고양이의 본능에 따라 제법 고양이스러운 행동을 하게되므로)

자 그렇다면 어디까지나 "인간의 양심 기준"에 따른 냥줍과 임보, 입양은 어디에 문제가 있어서
이렇게나 삐그덕삐그덕 연일 문젯거리를 던져주게 되는 것일까.
심지어 입양받는 사람의 신상정보를 스토킹에 준하는 수준까지 요구하며 괴롭혀 입양을 포기 하게 만들고,
그 기준에 맞추지 못해 하얀수건을 던진 사람에게 공개적으로 비난을 퍼붓는 무리까지 생겨났을까.

나는 이 문제는 앞서 말했듯이 고양이는 스스로 자립해 살아갈 수 있는 독립된 생명체이고,
모든 생명은 각자의 삶이 있다는 것에서 출발하고 싶다.

길바닥에 고양이가 다친채로 울고 있다.
혹은 멀쩡한 새끼고양이가 쓰레기봉지 너머에서 경계심을 풀지 못하고 세상을 노려보고 있다.

이 경우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대다수의 사람들은 동정심을 느낄 것이고, 나아가 저 놈을 치료해주는 것이 "인간적인 양심"이라고 생각하게된다.
그런데 이 인간적인 양심이야 말고 인간이 가진 최고의 이기적인 생각이 아닐까?

사실 모든 생명은 태어나 사라진다.
길바닥에서 상처입고 꺼질 생명이라면 그 자리에서 사라지는 것이 자연의 순리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에 어디까지나 "인간적인"-이라고 교육받아진- 잣대를 들이댄다.

그것은 그 고양이의 생명을 끝까지 함께 하지도 못할 상황이면서 일단 냥줍을 하는 것으로 표출이 된다.
냥줍한 고양이를 다시 입양보내야 하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그냥 놔두는 것이 더 나은 것이 아닐까?
만약 다쳤다면 그 고양이를 치료한 후 다시 길거리로 돌려보내는 것이 
저 입양자가 파양을 할놈인가 아닌가 의심하며 그 고양이를 돌봐줄 한조각의 동정심마저 사리게하는 것보다는 
"인간적인" 행동이 아닐까?

임보자들, 냠줍하여 입양을 보내려는 사람들은 고양이가 입양을 가 사람과 함께 해야만 행복할것이라고 믿는 것 같다.
아니다. 고양이는 어디를 가도 행복할 것이다.
마음맞는 반려인을 만나 오랜생을 산다면 그것도 행복할 것이고,
누군가가 내가 힘들때 돌봐주어 그것을 기회로 사람따위 나쁜것만은 아니야라는 마음으로 야생에서 3년여의 생을 살아가면 그것 또한 행복할 것이다.
왜 임보자들은 굳이 입양을 보내려 하는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다.
민원이 들어오면 보호소에 잡혀가 일주일간 입양자를 찾아보다 없으면 TNR후 방생하거나 안락사.
혹은 포식자(인간 포함)에게 가해를 당하거나
더 힘쎈 영역의 관리자 고양이에게 쫓겨나 정처없이 돌아다니다 로드킬.
기타등등.

고양이의 운명이다.
사람도 제대로 된 부모를 만나지 못해 힘겹게 사는 사람이 있듯이
고양이도 그렇게 태어난 녀석들이 있는 것이다.
굳이 그 녀석들을 모두 구제할 이유는 없다.
할 수 있다면 하면 좋지만 전 고양이의 행복을 추구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그것을 강요할 이유는 없다.

그렇다면,
냥줍 임보자들이 진정한 "인간적 이유"로 할 수 있는 일은 대체 어느 선까지일까.

나는 개인적으로 
본인이 고양이를 기를 수 없는 상황, 그 고양이의 죽음까지 내 집에서 함께 할 수 없는 사람은 
멀쩡한 새끼나 고양이들이 본인을 간택하지 않는 이상 건드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냥 그들의 운명대로 두는 것이 그들에게 더 자비로운 일이다.
이 집 저 집 옮겨다니며 정든 사람들과의 이별을 경험하게 해주는 "기회"를 굳이 줄 필요는 없지 않은가?
모르고 살았으면 맘이나 편했을 것을?

아픈 고양이나 다친 고양이, 너무 어려 엄마 젖이 필요한 고양이들은 데려다 치료해주고 일정지간 "임보" 후 
발정으로 인해 공격당할 가능성을(TNR) 없앤 후 방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어디까지나 인간적인 기준에 맞추어서다.
자연계와 동물계 모두를 생각해본다면 TNR따위 할 필요도 없겠다.
어차피 자연계는 그렇게 돌아가는 곳이니까.

나를 언젠가 보내야하는 사람과 정붙이고 살며
그것이 언제가 될지 모르는 상황에 내가 놓여있다고 생각해보자.
그다지 살만한 환경은 아니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본인이 키울 여건이 안되면서 냥줍과 임보를 반복하는 분들은
그것이 진정으로 "자기애"나, "인간적인 기준의 양심"이 아닌가 깊히 생각을 했으면 어떨까 한다.
입양자의 신상과 조건을 까다롭게 골라내며 나는 정의를 실현하는 거다라는 생각 이전에,
내가 이 고양이를 책임질 수 없는 상황에 데려와 만나지 않았으면 모를 인연의 단맛을 맛보고 좌절하는 기회를 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으면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인간만이 존재하지 않는다.
풀한포기, 돌멩이 하나라도 그것이 그 곳에 존재하기까지 수많은 시간과 인과관계가 얽혀있다.
단순히 "인간적인" 기준 으로 생각하기에는 너무 넓은 곳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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