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읽어 보시고! 여자분들 밤길 조심하시기를 바랍니다. 궂은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어느 목요일 새벽. 인기척에 소스라치게 놀란 여자는 자신에게 닥친 일을 채 파악하기도 전 비명 한번 못 지르고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칼을 휘두른 범인은 유유히 사라진다.
#고척동 범죄의 재구성 ‘있는 듯 없는 듯 고양이처럼 따라다니겠다’고 했지만 제대로 알려면 사건현장에 가봐야 한다는 게 장영권 경찰청 기동수사대 형사의 생각이다. 여대생 김모양(20·여)이 살해당한 고척동 빌라촌으로 향했다. 김양은 친구 3명(남2,여1)과 영등포에서 술을 마신 뒤 새벽 2시가 넘어 택시를 탔다. 같은 시간대에 찾아간 그 골목에는 개 짖는 소리와 아주 가끔씩 지나가는 취객들만 있을 뿐이었다. 술에 취해 비틀거렸을 피해자를 연상하며 기자는 사건현장인 2층까지 걸어올라갔다. 기자가 열쇠를 꺼내 꽂는 순간 장형사가 커다란 손으로 어깨를 ‘꽉’ 쥐었다. 칼만 안 들었을 뿐 범죄상황을 재연하는 중이다. “따라 올라왔다기보다는 위에서 기다리다가 내려왔다는 게 맞지 않을까?” 아,추리고 뭐고 간 떨어져 죽는 줄 알았다. 안 그래도 겁이 나 바들바들거리던 차였는데 말이다. 어쨌든 장형사 말은 일리가 있다. 따라 올라오면 반층도 채 못 올라와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바로 위 3층은 옥상이다. 어두컴컴한 곳이라 아래에서는 위를 볼 수 없어도 위에서는 누가 오는지 훤히 알 수 있다. 경찰들은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떠올린다. 따라 올라왔는지 쫓아 내려왔는지 왼쪽에서 찔렀는지 오른쪽에서 찔렀는지 등이다. 그녀를 짝사랑한 남자의 복수였을 수도 혹은 그냥 불특정 여성을 공격한 것일 수도 있다. 건물 밖으로 나와 용의자의 이동경로도 예상하며 주변을 서성댔다. 문득 범인이 어딘가 숨어서 이쪽을 지켜보고 있으면 어쩌나 하는 섬뜩한 생각이 들었다. ▶미궁에 빠진 듯 보이는 연쇄사건. 살인의 추억은 계속되는 것인가. ◇연쇄살인 사건개요 ★★★★★ #2004년 4월22일 오전 2시40분. 서울 고척동 대학생 김모양(20)은 친구들과 술을 마신 뒤 귀가하던 중 집앞 현관에서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가슴과 허벅지 등 6군데를 찔려 병원으로 옮기던 중 사망. #2004년 5월9일 오전 2시쯤. 서울 보라매공원 귀가하던 여대생 김모양(24)은 남자친구가 지하철역 부근까지 데려다 준 뒤 혼자 집으로 가던 중 보라매공원 남문 부근에서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하복부를 10여 차례 찔려 숨짐. #2004년 5월13일 오전 2시20분. 서울 대림동 조선족 김모씨(39·여)는 자신이 운영하는 중국음식점 화장실에서 괴한이 휘두른 칼에 가슴 등 4군데를 찔려 병원으로 이송하던 중 사망. #이외에도 2월26일 서울 신림동에서 여고생 살인미수 사건이 발생했으나 위의 사건과 어느 정도 시간차 있음. 동대문 강남 등지에서도 유사한 부녀자 피살 사건이 있었으나 연쇄사건과 거리상 먼 곳에서 발생했음. 정말 무서운 세상입니다. 오늘 저녁 10시쯤에 저희 누나가 전화가 왔습니다. "□□야, 누난데 지금 잠실역에 연쇄살인사건 일어나서 신분증 검사하고 있어. 누나 무서우니까 대리러 나와." 저도 섬뜩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누나와 아무 일 없이 집에 도착했고, 사건의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위해 검색한 뒤, 이렇게 올리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항상 밤길 조심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