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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이색 결혼식(부신랑, 부신부)
게시물ID : humorbest_1356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xsoft
추천 : 51
조회수 : 9988회
댓글수 : 1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6/06/28 18:25:41
원본글 작성시간 : 2006/06/28 17:25:27
삼월 셋째 주 토요일 바쁘게 처가인 제주로 향했다. 처 조카 결혼식에 참석키 위해서이다. 아내가 제주 출신이지만 내가 장남인 관계로 육지의 평범한 결혼을 한 나로서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비행기에서 본 제주 모습 유채밭을 지나며 봄이 왔음을 느끼고.. 제주에서는‘아들 판다’,‘딸판다’라는 말을 흔히 들을 수 있다. 어떤 집안의 아들이나 딸이 혼례를 앞두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알리는 표현인데, 그만큼 많은 돈을 들여야 치러 낼 수 있는 큰일이라는 의식의 발로다.‘날났다’라는 말도 그 못지 않게 자주 쓰는 표현인데 이 말은 표준어로‘혼례일을 받았다’는 의미이다. 가까운 친구나 친척, 지인들이 혼례를 앞둔 당사자나 그 가족에게 주로 물어보는 표현으로써“언제 날났느냐?”또는“날은 났느냐?”라며 혼례일을 확인하게 된다. 제주에서 치뤄지는 결혼식은 타 지방에 비해 다른점이 많았다. 또 제주도의 동서남북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고 한다. 이번 결혼식을 하는 처 조카는 서귀포가 고향이라 남쪽의 경우라고 하겠다. 제주의 전통혼례는 기본적으로 3일 잔치가 된다고 한다. 돼지잡는 날, 가문잔치, 혼례당일 등 세 날을 일컫는 것인데 혼례일을 기준으로 전날은 가문잔치, 이틀 전날은 돼지잡는 날이 된다. 이틀 전부터 손님을 대접하는 것은 아주 특이한 제주만의 풍속이다. 돼지잡는 날인 이틀 전, 일가친척들은 당사자를 찾아 결혼을 축하하고 앞으로의 잔치 일정을 논의한다고 한다. 이게 돼지고기인가? 아내와 도착한 날은 결혼식 전 날로 가문잔치가 열리는 날이다. 아마 돼지 잡는 날과 가문잔치를 같이 치루는 듯 했다. 이날 오전에 돼지를 잡았다고 싱싱한 돼지고기와 몸국이 상에 나왔다. 몸국은 돼지고기나 돼지뼈를 삶은 국물에 돼지의 내장과 말려두었던 몸을 빨아 넣어 끓인 국이다. `몰망국`이라 부르기도 하며 식성에 맞게 썬 김치나 고추가루, 후추가루 등을 넣어 먹으면 된다. 이 국은 뜨거울 때에 먹는 게 맛이 좋다. 몸국은 `모자반국`의 사투리인데 제주에서는 큰일을 치를 때 빼놓지 않고 준비하는 음식이다. 몸국 만들기는 거의 열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조미료 하나 들어가지 않은 진정한 웰빙 음식은 그만큼의 정성을 필요로 하는가 보다. 몸국의 완성된 모습 요즘 구하기 힘든다는 모자반(몸) `몸`은 보통 모자반이라 불리는 가지가 많은 해조류로 지방질, 칼슘을 많이 함유하고 있고, 바닷가 바위틈에서 많이 자라며 연한 것을 채취하여 식용으로 이용한다. 잔치의‘피크’는 가문잔치날이라고 한다. 성편(부계)과 외편(모계) 친지 뿐만 아니라 친구, 가까운 이웃등 혼례 당일보다 더 많은 축하객과 손님들로 하루종일 북새통을 이룬다. 신랑 신부는 각자의 집에서 손님맞이로 바쁜 하루를 보낸다. 축의금도 대부분 이날 전달하며 부득이하게 가문잔치에 오지 못한 지인들은 식장으로 직접 챙겨오기도 한다. 대신 하객들은 신랑 신부가 준비한 돼지고기와 잔치음식을 대접받는데 과거 제주사람들이 1년중 돼지고기를 먹는 날은 이런 날 정도였다고 한다. ‘잔치먹다’또는‘먹을일 있다’라는 표현이 비롯된 이유가 여기에 있는 듯 하다. 지금은 약식으로 이뤄져 많이 사라졌지만 결혼식 전날밤 신랑은 부신랑을 대동하고 신부집을 찾아간다. 그날 고생한 친척 및 동네 분들에게 노고를 위로하며 성의를 표시한다. 그것을 통해 어른들은 신랑의 씀씀이나 사람됨을 사전에 판단하기도 한다. 이번 제주에 가서 특이하다고 느낀 것은 부신랑, 부신부이다. 우선, 신랑과 신부는 결혼 날짜가 정해지면 절친한 친구 중 한사람을 각각 부신랑, 부신부로 정하는데 이들은 신랑 신부가 신혼여행을 떠나기 전까지의 모든 잡무를 도와주는 일종의 대리 역할을 수행한다. 손님 맞이하는 부신랑.. 보통 "부신랑"은 결혼을 한 사람이 하는 경우가 많고, "부신부"는 결혼을 안 한 여성이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결혼식을 치렀던 사람이 풍습이나 절차상의 문제를 조금은 알지 않을까하는 점 때문이라 생각된다. 제주도에는 외지처럼 결혼 전에 딱히 요란하게 "함"이라고해서 들어가는 경우는 없다. 결혼을 한다하면 보통 신랑쪽은 돼지잡는 날까지 해서 3일을 잡는데 이때부터 "부신랑"의 임무가 막중하다. "부신랑"이 하는 일은 우선 결혼식 날이 잡히면 신랑과 신랑측 친구 몇사람하고 신부와 신부측 친구 몇 사람이 만남을 가진다. 하는 이야기는 '수건 값'이라고 해서 신랑 친구들에게 주는 신부측의 선물 값이라 해야할까? 암튼 그런 것 정하고, 또 결혼식 당일날 만났을때 서먹서먹한 관계를 조금을 덜 수 있으니까 만난다고 해야 할 것이다. "부신랑"은 우선 친구들에게 연락을 한다. 잔치니까 소문을 내야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또, 차량수배를 한다. 신랑 신부가 탈 차 (보통 1호차라고 합니다), 그리고 부모님이 탈 차, 장인장모를 모실 차 등등. 그리고 결혼식 전날, 신랑을 앞세우고 친한 친구 몇이서 신부집을 찾아간다. 우선 주방에서 일하시는 분들이나 웃어른들에게 "부신랑"이 어떻게 하느냐 따라서 대접이 많이 틀려진다. 또 신랑친구들은 여관이나 신랑집에 방을 하나 잡고 밤을 새우는데, 이때 부신랑은 잔심부름을 다 한다. 신랑을 일찍 재우고, 나머지는 부신랑이 신랑을 대신해서 다 한다고 보면 된다. 술 마시는 것 까지 ^^ 결혼식장에서의 진행은 육지와 별반 다른게 없었다. 조금 특이한 점은 결혼식 사회자는 주례선생님과 함께 신랑신부하고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부신랑 부신부는 그렇게 고생을 해도 친구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도 사회자처럼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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