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에서 나온 너비아니 제품. 아래쪽에 기름때 같은 이물질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2004 오마이뉴스 김영균 최근 '만두파동'으로 피해를 봤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주)CJ가 이물질이 묻은 불량식품을 판매하고도 이를 사먹은 고객을 도리어 '파렴치범'으로 몰아 물의를 빚고 있다. 서울시 은평구에 사는 정아무개(33)씨는 지난 5일 은평구의 한 대형 할인마트에서 CJ에서 나온 냉동식품인 '너비아니'를 구입해 9살인 딸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식사 후 잠자리에 든 딸아이는 다음날 새벽 설사를 하며 복통을 호소했고, 학교에 가서도 고통을 이기지 못해 조퇴해야 했다. 정씨는 처음에 단순히 배탈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딸의 증상이 심해지자 전날 먹은 음식을 의심했고, 곧 '너비아니'에서 검은 얼룩을 발견했다. 정씨가 CJ측에 문의하자 CJ에서는 "'너비아니'가 한 번 구워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그을린 것일 수도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5일 후인 10일 병원을 찾은 정씨의 딸은 '장염' 진단을 받았다. 정씨의 항의를 받은 CJ는 10일부터 고객센터 직원들을 몇 차례 보내 정식으로 사과하고 적절한 보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CJ 직원들은 정씨에게 "'너비아니'를 생산하는 컨베이어벨트에서 사용하는 기름때가 묻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CJ 직원들이 사과하고 나서자, 정씨는 CJ측에 "'너비아니' 제품을 전량 수거해 달라"는 등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CJ가 정씨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거절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정씨의 '전량 수거' 요구를 거절한 CJ는 정씨가 '너비아니'를 구입한 할인매장의 제품은 수거하겠다는 절충안을 제시했으나, 정씨는 "해당 제품 전체를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아울러 정씨는 CJ 홈페이지에도 항의성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양측이 이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CJ는 15일 정씨에게 "차라리 보상금을 주겠으니 보상액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CJ의 이 같은 태도에 분개한 정씨는 "불량 '너비아니' 제품이 알려지면 CJ측도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되니, 예상되는 피해액의 1%를 보육원에 기부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CJ는 예상되는 피해액의 1% 기부 요구도 거절했고, 오히려 정씨가 개인적으로 돈을 요구한 것으로 주장하며 정씨를 '파렴치범'으로 몰았다. 또 정씨가 보상금을 목적으로 CJ를 비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CJ가 정씨에게 보낸 내용증명 일부. '무리한 보상금을 목적으로 비방하지 말라'고 나와 있다. ⓒ2004 오마이뉴스 김영균 CJ는 16일 정씨에게 우편으로 보낸 내용증명을 통해 "무리한 보상금을 관철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폐사를 비방하는 글을 언론 및 인터넷 등에 유포하여 폐사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상황을 만드실 경우, 부득이 법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협박했다. 아울러 CJ는 그 동안 정씨가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글들도 모두 삭제했다. 정씨는 "15일 당시 CJ 직원들이 보상액을 제시하라고 하길래, 그들의 태도가 너무 괘씸해서 사회적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1%를 보육원에 기부해 달라고 했다"며 "그런데도 CJ는 '보육원 기부' 부분은 빼놓고, 마치 내가 개인적으로 돈을 요구한 것처럼 내용증명을 보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CJ는 "정씨가 무리한 요구를 해서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CJ 고객센터 관계자는 "해당 제품을 전량 수거하라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였다"며 "회사로서는 최선을 다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회사는 있는 그대로의 내용을 (내용증명 우편에) 썼을 뿐"이라며 정씨가 개인적인 목적으로 예상피해액의 1%를 요구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정씨는 "CJ가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시민단체에 해당 피해 내용을 보내는 등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