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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문쿨루스
게시물ID : readers_19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성게군
추천 : 3
조회수 : 155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1/11 22:14:26
보통, 많은 사람들은 만화책을 일반 책과 영화 보다 질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사람들이 만화책을 싫어한다는 것은 아니다. 원피스, 코난, 드래곤볼. 이러한 것들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나 그렇다고 질이 높은 것 아니잖은가.

그러나 이렇게 일반화한다면 그것이 오류라고 반증해주는 작품들이 가끔씩 보이는 데 '호문쿨루스'라는 작품이다.

이 만화의 소재는 특이하기 그지없고 단순하면서도 복잡하다.

소재는 트리퍼네이션이라는 수술을 통해 환상을 보는 남자. 트리퍼네이션이란 전두엽 앞의 두개골에 구멍을 내어 뇌내의 혈류량을 증가시켜 인간의 잠재성을 끌어 올린다는 수술이다. 주인공은 수술을 통해 인간 무의식 저편에 침잠되어 있던 깊고 큰 상처를 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그 상처는 단순한 타인의 상처가 아닌 내가 여태 껏 받아왔던 상처와 연관이 된 상처. 즉 호문쿨루스(표면화 된 타인의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순간 자신의 상처 역시 치유되는 것.

주인공은 자신을 알기 위해 그리고 자신을 치유하기 위해 남의 호문쿨루스를 없애기 시작한다.

따라서 만화책 내에선 작가의 현대 인간에 대한 깊은 관찰을 볼 수 있다. 즉 이 작품의 진정한 소재는 인간 바로 그 자체 인것.

웹툰 중 기안84라는 만화에서 볼 수 있는 인간들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그러하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주변의 인간을 만화를 통하여 똑똑히 직접 대면한다. 그것은 불편하다. 그들 중엔 주변인의 모습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내가 보기 싫었던 나를 나타내고 있기도 하기 때문.

'호문쿨루스'도 비슷하다. 현실에서 살아가는 인간무리의 개체 한명이 주인공을 통해 파헤쳐 지고 치유되며 우리는 그 모습을 보며 단편적인 우리 모습을 볼 수 있다. 단점이라면 역시 일본 만화이기 ㅤㄸㅒㅤ문에 확 와닿지 못하는 점이 있을 듯하다. 현재 일본에서 살고있는 나로서는 호문쿨루스의 배경 신주쿠의 공원과 인물들이 현실감 있게 느껴졌다.

여튼 귀찮은 탓에 짧은 시간에 이것 저것 지껄이려다 보니 글이 난잡한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던지는 한가지의 물음을 여기서도 던져 보려고 한다.

나는 기호로 점철 된 내가 아닌 진정한 나를 알고 있는가? 나는 타인을 그 사람으로서 보고 있는가? 나를 나로 보아주는 사람이 있는가?

그리고 이런 류의 책이나 영화를 볼 때 항상 생각하는 말. 주사위는 던져 졌다 보다 내겐 더 인상 깊고 크게 다가왔던 카이사르의 말.

인간은 누구에게나 모든 게 다 보이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어하는 것밖에는 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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